고박정희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반YS정서가 강한 구미지역에서 자민련이
신한국당의 중량급인사들을 침몰시키고 충청권의 "녹색바람"을 경북
지역으로까지 확산시킬 수 있을것인가.

15대총선을 앞두고 구미갑을 두선거구에서 벌어질 판세를 예상해보는
단적인 말이다.

신한국당과 자민련은 이지역에서 반신한국당정서가 수그러드느냐 선거일이
가까워오면서 더욱 확산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보고 각각 그에따른
총선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한국당측은 당대표인 김윤환 의원과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출신의 박세직
의원의 빅카드로 반YS정서를 잠재울 수 있다며 상당한 기대를 걸고있다.

자민련측은 그러나 신한국당 김대표의 친동생인 근환씨가 자민련에 입당,
형의 선거구인 구미을지구당부위원장을 맡은 것만봐도 지역정서에 관한한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여권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인사이긴하나 박전대통령의
조카인 박준홍 전축구협회회장과 최종두 위원장(도계학원이사장)으로도
충분이 승산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구미갑의 경우 신한국당 박세직의원은 서울올림픽을 3천5백억원의 흑자로
치러낸 능력있고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무기로 삼고있다.

박의원은 구미를 최상의 화합전원도시, 최고 첨단도시, 최선의 교육문화
도시, 최량의 복지환경도시, 최적의 미래중심도시 등 "5최도시"의 실현을
외치며 지지기반을 다지고있다.

자민련의 박준홍전회장은 6.27선거에서 경북지사후보로 출마, 구미에서
자민련돌풍을 일으키며 45%의 표를 모은 전력으로 이번 총선에서도 자민련
경북지역공략의 첨병역할을 맡았다.

박위원장은 한때 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촌형 박재홍 의원이
자민련에 입당할 경우 지역구를 양보할 예정이었으나 박의원이 지난 13일
신한국당에 잔류키로 함에따라 본격 표밭갈이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의 윤상규 위원장은 14대총선에서 박세직 의원과 맡붙어 27%의
지지표를 얻었으며 이번에도 구미공단 근로자층과 지역의 야당성향의 표에
기대를 걸고있다.

무소속으로는 한만수 변호사와 구미시장선거에 출마했던 강구휘 전도의원이
출마채비를 갖추고있다.

구미을은 구선산지역과 구미시의 몇개 동이 합쳐져 이루어진 지역으로
지역거물인 김윤환의원과 자민련 최종두위원장이 맞붙는다.

김의원은 고박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점을 의식, 박대통령 이후 자신이
이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점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대안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신한국당에 대한 여론이 특히 나쁜것으로 알려진 구선산군지역에 대해
인물론을 내세우며 집중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김대표는 바쁜 당무일정으로 자주 지역구에 내려가지는 못하나 부인이
대신 지역구를 지키며 여성표를 관리하는 등 지지표다지기에 나서고있다.

이에 맞서는 자민련의 최위원장은 지난 14대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
32.8%의 지지를 얻어 차점낙선했으며 이번에 김종필총재와의 친분을
계기로 자민련에 입당, 출마하게 됐다.

13에 이어 연거푸 낙선한 최위원장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내 길흉사는 물론 시장바닥까지 누비며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다.

최위원장은 공단지역에서 확산돼있는 고 박대통령향수를 십분 활용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여당의 관권.금권선거만 막아내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될수있다"고 자신하고있다.

< 이동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