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 890선돌파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의 기대도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지난주말 주가는 이달들어 처음으로
870선대로 주저앉았다.

이에따라 이번주 주식시장은 주중반까지 에너지축적을 위한 지수조정이
이어진후 주후반께 다시 반등이 시도될것으로 보인다.

주가예측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주 종합주가지수가 880선내외의 박스권을
형성하며 등락을 거듭할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고객예탁금과 거래량등 시장에너지가 주가지수 880~890의 두터운
매물벽을 뚫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우선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증시수급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2조1천억원선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장세를 낙관할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동서증권 송태승투자분석부장은 "우리증시의 안전판역할을 해야할
국내기관투자가들이 정상적으로 주식매매를 하지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는 주식시장이 혼미스런 상태에 빠질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가와 보험사만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을뿐 투자신탁사와
증권사 등 국내기관투자가들이 우리증시를 떠받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술적으로도 상승추세로 반전됐던 주가지수 25일이동평균선이 지난주말
다시 하향추세를 보임에따라 주가의 지지선설정도 어렵게됐다는 지적도
많다.

쌍용투자증권 홍성태투자분석부장은 "25일선이 하락세로 돌아서 이를
지지선으로 설정하기 어렵게됐다"며 "지난달 840선의 바닥을 확인한후
상승폭의 절반수준이 조정된다고 가정하면 지지선은 860선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등 블루칩의 약세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외국인의
선호종목으로 강세를 보였던 은행주의 상승탄력이 둔화된점도 주가의
추가상승을 어렵게 만들고있다.

그러나 설날연휴이전에 종합주가지수 900선을 돌파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만만치 않다.

대우증권 유근성투자정보부장은 "고객예탁금이 증가한다면 설날연휴이전에
주가900선 돌파도 기대해볼만하다"며 "이번주 중반쯤 주가추이를 보면
900선 돌파가능성을 확인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날연휴를 앞두고도 시중자금사정이 넉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설자금수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
이다.

이번주초 주가조정이 불가피할것으로 예상됨에따라 투자가들은 고점매도
저점매수전략을 펴는것이 바람직한것으로 지적됐다.

증권전문가들은 금융주를 중심으로 단기급등한 종목을 매도하고 낙폭이
컸던 실적호전주를 매수할것을 권하고 있다.

특히 최근 12월결산법인들의 실적이 반영되고 있어 이번주중 실적호전주가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도 큰것으로 점쳐졌다.

주초조정기간중 강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되는 일부중소형재료주는
단기매매를 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우량건설주와 정보통신관련주도 중장기적인 투자대상이 될수 있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것으로 추천됐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