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연구하는 사람.

삼성화재 우구종 과장(35.채용연구팀)은 일명 "채용분석사"다.

영업 보상 인수 지원 등 각 부문별로 안성맞춤인 인재상을 그려낸다.

분석대상은 회사 임직원 4,000여명.

"몸매가 바뀌면 옛날 옷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우과장은 직원들에게
"새옷"을 재단해주기 위해 요즘 별 희한한 연구까지 하고 있다.

"예컨대 키가 큰(171cm 이상) 남자영업소장이 영업을 잘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여성 설계사를 이끄는데는 키가 크다는 점이 유리한 것같다"고 말하는 그는
"활달한 성격보다는 내성적인 영업소장이 우수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조사
됐다"고 덧붙였다.

마당발이 보험영업에 어울릴 것이라는 가설이 깨진것.

아는 사람이 많은 영업직원은 "이 사람이 안되면 다른 사람으로 하지"라며
금방 포기한다고.

반면 꼼꼼하고 내성적인 영업소장은 "이것도 안되는데 어디가서 하랴"며
끈기있게 고객과 접촉, 계약을 성취하는 경향이 높다는게 분석결과였다.

이처럼 우과장은 회사 사람을 학교전공 종교 군경력(장교및 사병)은 물론
신체의 예민한 특징까지도 기준삼아 성과를 집중분석한다.

"주먹구구식의 이른바 "5감인사관리"는 이제 쓰레기통에 던져야만 치열한
금융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우과장이 속한 채용연구팀(팀장 조영환)은
"인사의 과학화"를 부르짖고 있다.

삼성그룹이 그렇듯 삼성화재도 종전에는 "똑똑한 사람"만을 뽑았다.

철저한 "능력선별주의"였다.

하지만 신경영이 강조되는 요즘엔 채용에서 교육중시로 인사방침을 돌렸다.

"같은 보험사라도 상품이 비교적 단순한 생명보험사엔 치열한 전투에서
앞만 보고 뛰는 보병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자동차보상과 원자력 항공보험등 날로 복잡해지고 세분화되는
손보사엔 여러 주특기를 지닌 특수부대가 승패를 좌우한다"

우과장의 "주특기론"은 물론 회사공통의 인재상과 계층.직군별 모델을
접목한 "세계최고의 보험전문가"양성이 목표다.

그는 인사관리로 유명한 미코넬대등을 방문, 인재능력육성의 벤치마킹
사례를 공부하고 오기도 했다.

"미AT&T사에선 인사의 과학화를 통해 성과를 50%이상 올렸다는 얘기를
듣고인사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렇다고 적재적소를 겨냥한 삼성화재의 과학적인 인사.교육혁신이
단기적인 결과만을 만능시하는 건 아니다.

"훈훈한 인간미, 하겠다는 의욕.바로 삼성이 추구하는 인재상의 바탕"

우과장은 삼성화재 신인사정책의 목표를 이렇게 요약 설명했다.

< 정구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