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첨단 고속전송장비인 2.5기가 bps급 동기식 광전송장치가 세계
5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돼 상용화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21세기 정보화사회의
대동맥인 초고속 정보통신망구축을 앞당기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한국통신과 업계가 공동으로 지난 6년동안 78억원을 들여 개발한 이 광전송
장치는 이미 서울 경기 충남 일부지역에 설치돼 운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첨단 시스템을 이용하면 머리카락 굵기의 광케이블 두가닥으로 초당
25억비트(신문 4만쪽분량)의 음성및 영상테이터를 전송할수 있고 6만4,000명
이 동시에 음성통화를 할수 있다.

한국은 이 장비의 개발로 연간 1,0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중국
동남아 등지에 수출까지 할수 있다니 이 전송장치의 상용화가 갖는 기술-
산업적 의미를 짐작할 만하다.

우리 정보통신기술은, 특히 교환기와 디지털통신 기술분야에서는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교환기 분야에서는 국산 전전자교환기(TDX-10)가 아시아및 동구권 시장을
파고들어 수출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곧 차세대 첨단제품인 TDX-100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디지털통신 분야에서는 정부가 일찍이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업계와 공동
으로 개발해온 CDMA(부호부활 다중접속) 기술이 1차로 이동통신 분야에서
개발이 완료되어 한국이동통신에 이어 오는 4월 영업을 개시하는 신세기
이동통신을 통해 상용화되고 뒤이어 빠르면 금년말께 개인휴대통신(PCS)에
이용될 예정이다.

CDMA 기술은 아직 어느 나라도 상용화되지 못한 최첨단 기술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이 분야의 최선두에 서있다고 할수 있다.

다만 광전송장치 기술분야는 지금까지 선진국의 2.5기가 bps급에 몇년 뒤진
565메가 bps급에 머물러 왔으나 이번 2.5기가 bps급의 상용화로 이제 선진국
수준을 거의 따라잡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최첨단 광전송장치의 개발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던
국내 전송시스템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쾌거라고 평가할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갸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초고속 통신망이란 단순히 망을 현대화한다는 하드웨어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정보전송기반, 정보기기기반, 정보내용기반에다 이러한 여러 기반이
사회속에서 유기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사회시스템까지 포괄하는 총체적
기반 개념이다.

하드웨어 쪽에서도 세계 첨단수준을 유지하려면 끊임없는 기술혁신이 요구
되지만 이제 우리가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은 소프트웨어 분야이다.

아무리 훌륭한 하드웨어를 갖추었다 해도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말 그대로 껍데기기술, 반쪽기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