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통화관리방식을 금리및 시장중심으로 전환한다고 ''공식선언''
했다.

금리와 환율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라면 간접규제방식을 총동원, 시장에
기동성있게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와함께 여신금지부문등 선별금융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거나
폐지하는등 금융규제를 없애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출이 불가능한 일반관광단지내의 호텔이나 여관등
숙박업소와 대형음식점등에도 올해안에 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시중은행에 대한 제조업 의무대출비율(대출액의 40%)도 점차 완화하거나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각종 서비스를 도입할때도 은행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통화관리방식은 앞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은행애 여신한도(DC)를 부여하는 식의 직접규제방식은 아예 자취를 감출게
뻔하다.

대신 다양한 간접규제 수단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이를위해 필요하면 화매채(RP)를 수시로 매매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지준마감일이 임박해서야 RP를 매매, 은행들이 자금운용에
애로를 겪어왔다.

또 6개월미만의 통안증권을 집중 발행, 유동성조절수단으로 사용키로 했다.

현재 발행된 통안증권 16조여원의 90%는 만기가 1년이다.

단기자금을 조절하는데는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은이 아무리 간접규제를 하고 싶어도 한은이 보유한 RP가 2조원
어치에 불과, 별다른 수단이 없었다.

한은의 통화관리방식변화는 시장금리를 안정화하는데 기여하고 은행들의
자금가측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그동안 시장금리에 아랑곳 하지않고 오로지 통화증가율을 지키는
데만 급급했다.

한은의 유동성조절이 어떻게 될지 몰라 "무조건 자금을 확보하고 보자"는
식의 자금가수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이제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한은의 이런 변화가 구조화될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선언"에
그칠 것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의 시장여건이 양호하다보니 이같은 변화가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물가상승이 문제가 되는등 돌발변수가 나타날 경우 통화관리방식이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순 없다.

박철한은자금부장은 그러나 "시장중심의 통화관리는 금리자유화의 진전
정도와 금융시장상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나온 것인만큼 앞으로 이
기조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