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대기업그룹 계열사간 합병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대 삼성 LG 대우 등 대기업그룹과 중견그룹들은 작년 한햇동안 3백23건의
기업결합(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을 단행한데 이어 올들어 유관 계열사
합병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물산과 중공업 건설부문.엔지니어링 등 3사통합을, LG그룹은
상사와 건설및 전자와 반도체의 합병을 각각 추진하는등 대형 계열사간의
"수평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오롱그룹도 엔지니어링을 건설에 합병시키고 염색전문업체인 한국염공을
코오롱세이렌(카시트제조업)에 합병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공기업인 포항제철도 철강 내수판매회사인 포스틸과 무역업체인 포스트
레이드를 연내 통합, 내수와 무역창구를 일원화키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얼마전까지 대기업그룹들이 대형 계열사를 모체로 위성
자회사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던 "수직 통합"과 뚜렷이 구별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수평적 통합은 관련 사업을 한 회사에서 총괄 담당토록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취지에 따른 것으로 80년대말 90년대초에 걸쳐 단행된
<>대우그룹의 무역.건설 합병 <>삼성그룹의 전자.반도체통신 합병이 성공적
결실을 맺었다는 업계 평가에 따라 최근 급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정보화.하이테크화 추세에 따라 <>무역과 건설 <>건설과 엔지니어링
<>전자와 정보통신 <>주류와 식음료 <>제조업과 무역 등의 업종간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는 현상과도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주요 그룹들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규제하려는 정부정책에 따라 타율적으로 계열사 통폐합을 해온 경향이
강했다"며 "그러나 최근의 합병러시는 사업시너지 효과를 높이면서 유망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는 자체적 필요성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무역과 건설업체간 통합의 경우 종합상사의 해외조직망을 이용, 해외수주및
건설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말 삼성물산과 삼성건설이, 최근
LG상사와 LG건설이 통합을 단행했거나 추진중인데 이어 선경그룹에서도
내부적으로 합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 이의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