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도 시중은행들의 결산결과는 대다수 은행들이 각종 리스크에 무방비
상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몇몇 은행은 주가급락과 중소기업부도등의 금융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지난해 수준의 이익을 냈으나 대다수는 주가등락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심하게 출렁거리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리스크관리능력 차이가 뚜렷이 실적에 반영돼 은행별순위도
뒤바뀌게 됐다.

또 실적이 부진한 일부 은행은 행장 임원등 경영진의 능력에 대한 재평가
문제가 주총에서 거론되는 상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대 시중은행중에서는 상업은행 외환은행이 전년보다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반면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순이익이 급감하는등 희비가 교차.

한양부실채권의 여파를 극복하는데 주력한 상업은행은 은행계정 1백%와
신탁계정 50%의 유가증권 평가손충당금을 쌓고도 순이익이 5백45억원에서
9백16억원으로 68.1%나 급증.

외환은행은 94년의 1천3억원에서 1천53억원으로 꾸준한 실적을 유지.

조흥은행도 전년도보다 순이익이 줄긴 했으나 6대시은중 가장 많은 1천
66억원을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

반면에 제일은행은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6대시은중 순이익순위가 2위에서
4위로 하락.

<>.신한은행은 이번 결산에서도 대형은행을 제치고 1천3백24억원의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렸고 국민은행도 27.1%나 증가한 1천19억원의 이익을 기록
하는 탄탄한 실력을 과시.

전년도에 소폭의 이익을 냈던 동화은행과 평화은행은 각각 2백52억원과
1백90억원의 적자로 전환, 충북은행과 함께 적자은행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지방은행중에서는 대구은행이 유가증권평가손을 쌓고도 가장 많은 5백2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방은행중 선두주자임을 재확인.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 광주은행은 순이익이 33%나
감소, 주가하락의 영향이 컸음을 반영.

경남은행의 순이익이 2백15%나 급증한 것을 비롯해 대구 부산 경기
강원은행등 10개지방은행중 절반이나 되는 은행이 순이익을 늘림으로써
지방은행 전체로는 모두 1천8백9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이는 대형은행들이 외형경쟁등 무리한 영업에 치중한데 비해 지방은행들은
영업구역제한으로 어쩔수 없이 내실있는 경영에 힘쓴 결과.

<>.은행들은 지난해 4천6백24억원의 주식매매익과 2조1천5백72억원의
주식평가손을 기록, 1조7천억원가량을 주식시장에서 까먹었다는 계산.

반면에 유상증자등 조달비용이 들지 않는 자금조달등에 힘입어 이자수익은
5조8천여억원으로 26.1%나 증가함으로써 이자놀이에서는 짭짤한 재미.

결국 여수신고객들한테 벌어들인 돈을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갖다바친 셈.

또 94년에는 상업은행의 상업증권매각과 서울은행의 대한은행매각으로
자회사매각익이 3천1백80억원에 달했으나 95년에는 8백83억원으로 급감한
점도 수지악화의 한요인으로 작용.

한편 다음달 주총에선 동화 평화 충북은행과 제일 서울 동남등 6개은행이
배당을 하지못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경영악화에 대한 후유증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