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칠단이 배달왕 타이틀을 3기연속 차지했다.

이칠단은 19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3기 한국이동통신배
배달왕기전 (한국경제신문 한국PC통신 공동주최) 결승4국에서 조훈현
구단을 맞아 284수만에 흑 2집반승을 거두었다.

이칠단은 결승1국에서 패배를 하고도 2,3,4국을 연달아 승리함으로써
3승1패로 배달왕 타이틀을 3연패했다.

우승 상금은 2,000만원.

이칠단은 국내 13개 기전중 12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조구단은 배달왕기전에서만 3번 모두 제자에게 우승을 내주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대국은 조구단이 올해에는 제자의 높은 벽을 뚫고 무관탈출의
발판을 마련할수 있을까하는 점때문에 바둑팬들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진행됐다.

조구단은 1승2패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임했고, 이칠단은 4국에서
승리하면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에 초반부터 긴박하게 진행됐다.

흑을 쥔 이칠단은 초반 미완성 정석으로 나왔다.

흑이 한칸 협공하면 백이 양걸침으로 응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칠단의
실수로 초반은 불리한 국면이었다.

반면 조구단은 좌우 상귀에 실리를 챙기고 중앙세력도 두터워 우세를
유지했다.

검토실에서도 중반까지는 "조구단이 미세하나마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칠단은 열세를 느꼈음인지 100수를 넘기면서 중앙에 전투를 걸었다.

백삭감 작전에 나선 것이다.

두 기사는 167수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조구단은 중앙의 우세한 집을 보강하지 않은채 우하귀 눈목자
168로 가는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이칠단은 이를 놓칠세라 중앙의 백집삭감에 적극 나섰고, 이전략이
성공하면서 형세를 반전시켰다.

이후 이칠단은 중앙에 오히려 흑집을 불려 승세를 굳혔다.

<>.이날 대국은 김수영 육단의 해설로 국내기전중 유일하게 PC통신
"하이텔"로 생중계됐다.

김육단은 특유의 해박한 입담으로 컴퓨터바둑팬들의 시선을 모았고,
중요한 고비마다 경품을 내걸고 다음수 맞히기문제를 내 팬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때문인지 한때 이용자가 폭주, 하이텔 프로그램이 꺼지는 해프닝도
벌어지기도 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