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 한상옥(40)상품개발팀장은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형 선물박람회 기프트 쇼에 다녀왔다.

수십만명의 관람객과 전 세계 바이어들이 북적되는 현장이다.

한팀장은 그 자리에서 본사와 상의없이 직권으로 도자기 유리 등 장식품
20만달러어치를 수입계약했다.

이들 제품은 지금 신세계백화점내 쟈스민코너에 진열돼 대단한 인기를
끌고있다.

이른바 글로벌 마케팅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요즘같은 글로벌 마케팅시대에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해외정보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에따라 소비자기호에 민감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나 유통업체들은
정보관련부서를 앞다투어 강화시키고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을 받고있는 곳이 해외정보팀.

이 팀은 주로 20-30대층의 외국어에 능한 엘리트사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올해는 유통시장전면개방 원년이다.

국내경쟁업체들과 겨루기위해서 물론 해외동종업체의 파고를 넘기위해
해외정보수집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상품개발팀에만 11명이 정보수집을 하고있으며
각 부서에 흩으져있는 정보수집요원을 합치면 모두 60명에 달한다.

팀장인 한부장이 갓마흔이니 직원들은 대부분 신세대감각을 가진
20-30대.

이들은 한두 달이 멀다하고 해외출장을 나가 현장에서 살아있는 정보를
수집하고있다.

신세계는 그것도 모자라 프랑스 파리, 일본 동경, 미국 뉴욕과 L.A,
홍콩 등 5곳에 해외현지사무소를 설치해두고 있다.

이들 해외 안테나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최신 해외상품, 패션정보,
관련업계동향, 샘플수집 등 새로운 흐름에 대한 소식을 망라하고있다.

롯데백화점도 재작년 국제업무담당부서를 신설한 데 이어 이번달내에
기획실 산하에 유통정보연구소를 발족할 예정이다.

활발한 해외정보수집을 위해 국제업무팀에서는 아예 미국 위스콘신대
일본법정대등 외국유학생출신들이 일반직원으로 뛰고있다.

현재 과단위인 이 부서도 조만간 부단위로 확대될 예정이다.

해외정보수집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층부터 지대한 관심을 갖고있어
강진우롯데백화점 사장이 신년초 "영어를 못하는 직원은 바이어가 될
생각을 아예 버려라"는 엄명을 내려놓았을 정도.

이밖에 롯데백화점은 25개국 26개사가 회원으로 있어 세계백화점
총회격인 국제백화점협회에 가입, 정보를 교환하고있다.

오는 10월에는 서울에서 총회를개최할 예정.

정승인롯데백화점 국제업무담당과장은 "미국 중국에 주재하고있는 현지
사무소외에 롯데그룹 상사주재원들을 정보수집요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정보수집 열기는 유통업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신상품 히트상품을 연신 개발해내야하는 제조업체들도 선진국에서의
새로운 흐름에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일제당은 94년 일본 동경에 정보수집 첨병인 테크니컬센터를
세워놓고있다.

이들이 수집한 정보는 서울 본사 각 직원의 PC에 그대로 연결돼
공유된다.

본사에는 각 사업본부별로 정보수집전담직원이 각 2명씩있고
경영전략팀에서도 이들 정보를 취합 분류, 부가가치를 높이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