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대통령 수뢰사건의 주임검사인 김성호 특수3부장은 12일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전씨측이 현재 여러사람이 나눠 보유하고 있는 재산중
일부의 목록을 가져와 제출했다"며 "전씨 비자금이 워낙 많은 사람에게
분산돼 있어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부장과의 일문일답.

-전씨측에서 제출한 재산목록은 무엇인가.

"액면가 1억원짜리 산업금융채권과 장기신용채권 1백26장으로 지난 93년경
주로 사고 판 것들이다.

현 시세는 연리 14%인 점을 감안할때 2백억원대로 추정된다"

-국가에 헌납하는 것인가.

"증거확보 차원의 자료가 된다.

법원 판결이 난 후 몰수.추징할 수는 있다"

-제출하게된 경위는.

"지난 노씨 비자금 사건때 노씨가 예금자료등을 제출한 적이 있어
검찰측에서 관련자료 제출을 전씨측에 부탁했는데 수사결과가 공개된다고
하니까 오늘 변호인을 통해 제출했다.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모으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가능한 것은 제출
하겠다고 했다"

-조성한 7천억원을 전씨가 다 시인했나.

"시인했다"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2천1백50억여원에 대해서도 뇌물로 인정했나.

"그렇다"

-기업인들로부터 더 받은 것은 없는가.

"뇌물로 입증된 것만 첨부했다.

기업인 진술과 기업 경리장부, 계좌추적을 통해 밝혀냈다"

-영수증을 끊어줬다는 데.

"성금이나 기금시에만 끊어줬다"

-새롭게 드러난 부동산이 있는가.

"조금 있으나 사용처와 관련된 부분으로 계속 수사중이라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사용처 부분이다. 나중에 밝히겠다"

-해외재산은 조사했나.

"단서 잡힌게 없다. 계속 조사중이다"

-창당과정에서 돈을 거뒀다는데 무슨 당인가.

"지난 81년 민정당 창당을 말하는 것이다"

-쿠데타 거사자금은 없었나.

"거기까지는 수사가 안돼 있다"

-자금 조성에 개입한 사람이 또 없는가.

"범죄로 볼만한 것과 관련된 사람만 기소했다.

기업인이 직접 전달의사를 표시한 것은 전씨가 직접 수수한 것으로 봤다"

-이원조씨가 5공때도 30억원정도 밖에 자금조성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인가.

"수사결과 밝혀진게 그렇다"

-비자금 장부는 없는가.

"전씨 구속직전 가족중 1명이 폐기했다"

-추징할 재산은 무엇인가.

"압수한 채권 1백26억원, 예금, 부동산 등이다"

-실명전환하는 과정에서 관련된 사람은.

"사용처 부분이다"

-퇴임당시 남은 돈은.

"1천6백억원이다. 이 돈을 추적하는 것이 사용처 수사다"

-전씨 장남 재국씨 장모 김경자씨 등 친인척을 비자금 수사와 관련
소환했는데.

"조사상 필요해서 불렀다"

-전씨가 노씨처럼 통치자금 운운하지 않았나.

"당시 민정당의 자금사정이 어려웠다며 정치에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초기에 최환서울지검장이 수사결과 발표때 "왜 전씨 주위에 사람이
몰려드는 지를 알게됐다"고 했는데.

"자금이 여러 곳에 분산돼있다는 뜻일 것이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