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5백만달러를 깎아 주겠다"

최근 유럽항공기제작업체인 에어버스는 최근 말레이시아항공시스템(MAS)에
대당 1억1천5백만달러짜리 A330여객기를 7천만달러에 판매하겠다고 전격
제의, 항공기업계에 가격파괴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할인율은 자그마치 40%.

에어버스는 대당 수천만달러의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최대 라이벌인 미보잉
에 시장을 더이상 빼앗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가격할인경쟁에 나선 것이다.

에어버스가 이처럼 가격함몰전략에 나서게 된 것은 MAS가 보잉에 10대의
여객기를 발주할 낌새를 챘기 때문.

세계최대 항공기제작업체인 보잉은 지난해말 MAS에 10대의 보잉여객기를
25% 할인된 값에 팔겠다고 은밀하게 타진, MAS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그러자 에어버스경영진은 이대로 가다간 보잉에 세계항공기시장을 다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혔고 그결과는 40%라는 파격적인
가격할인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세계최대시장으로 부상할 아시아시장을 보잉에 내줄수 없다는
절박감도 에어버스의 이같은 결단을 재촉했다.

지난해 에어버스의 세계항공기시장 점유율은 14.8%에 불과했다.

94년에는 보잉과 엇비슷한 41%에 달하던 에어버스였다.

반면에 보잉은 지난해 69.7%의 시장점유율로 사실상 세계항공기시장을
거의 석권하다시피 했다.

MAS는 양사로부터 대폭적인 가격할인제의를 받자 보잉과 에어버스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틈바구니속에서 지난해 9.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업계막내업체인
미맥도널더글라스도 가격할인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항공기제작업계의 가격파괴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