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동부 삼양사 동방유량 등 화학업종에 기반을 둔 대기업들이 기존
제약회사를 인수하거나 의약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제약업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2월 덕산센트랄제약을 72억원에 인수, 올해부터
(주)한화를 통해 의약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덕산은 한국센트랄을 93년에 인수했으나 95년 2월 부도로 인해 심한
경영난을 겪어오다가 최근 자산재평가를 통해 한화에 넘겼다.

또 동부그룹은 지난해 3월 인수한 한농에서 의약품을 생산, 판매키로
하고 최근 약사를 비롯한 신규인력을 채용했다.

동부는 지난해부터 생물공학 고분자화학 정밀화학 분야를 전략육성
사업으로 설정해 의약품사업을 강화하기로 밝힌바 있다.

삼양사도 오는 6월께 대전에 의약품공장이 완공되는 대로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 협심증치료제 등의 피부전달약물을 대량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삼양사는 지난해 계열사인 선일포도당을 삼양제넥스로 명칭을
바꾸면서 지난 9월 항암제 택솔의 대량추출기술을 개발했으며
효소화학연구부분에서도 스키장에서 사용되는 빙핵성장세균인 스노우자임을
개발, 시판중이다.

동방유량은 지난해 일본규코사와 1대1 합작으로 의약품수입판매회사를
설립, 올해부터 일본대중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한편 금호그룹도 경영이 부실한 자산규모 100억원대의 D제약회사를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피인수기업의 부채처리 문제등에서 난항을
겪고있다.

화학 또는 식품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이 잇따라 제약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들 사업이 의약품사업과 연관성이 높아 기존연구의 인력 경험 설비를
활용할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대기업의 제약업진출이 동일제품의 과다한 중복생산과
이로 인한 소모적 가격경쟁, 영업 및 연구인력의 무분별한 스카우트를
야기하고있다며 크게 긴장하고 있다.

제일제당 한보그룹 등은 자금력을 앞세운 가격경쟁에 불을 붙여 기존제약
업체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빚어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