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상반기에 사업자 허가가 이뤄지는 무선호출(삐삐)및 무선데이터통신
분야의 시장성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수도권 제3사업자를 선정하는 무선호출분야에서는 이미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제3사업자의 몫을 보장해줄만한 "시장이 없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논쟁이 업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3개의 전국사업자를 허가하는 무선데이터통신도 외국의 사례등으로 볼때
전도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들이 나오면서 시장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무선호출분야는 사업자선정 경쟁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던 대륭정밀이
최근 시장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컨소시엄구성등 사업참여준비를
보류키로 함으로써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륭정밀은 위성수신장치등을 생산해온 업체로 무선기술분야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 사업권 경쟁이 앞선 기업으로 평가돼 왔다는 점에서
사업참여 포기결정은 눈길을 끌만한 요인이다.

수도권 무선호출시장의 전도를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은 한국이동통신(제1
사업자)과 나래및 서울이동통신(이상 제2사업자)이 이미 많은 가입자를
확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3개의 기존사업자들은 지난 95년말현재 수도권에서 5백10만 가입자(보급률
24%)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보급률은 세계최대 무선호출 보급국가로 현재 거의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23%)홍콩(22%)의 보급률을 넘어선 것으로 더이상
시장이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로 꼽힌다.

제3사업자가 올상반기중 선정돼 1년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97년 하반기에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시장이 거의 없어 결국 사업자들사이에 시장확대경쟁
보다는 "제살파먹기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정보통신부가 당초 부산경남지역에도 제3사업자를 선정하려다
이를 철회한 것도 이같은 시장불투명성을 더해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시장포화논리가 새 사업자의 진입이전에 기를 꺾기위한 기존
사업자들의 전략이 먹혀든 것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무선호출분야는 각종 첨단 부가기능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고 제2사업자
선정 당시 각연구소 등에서 내놓은 95년 전국가입자 3백만~4백만명정도의
전망 (지난해말 1천만명)이 여지없이 빗나갈 정도로 상식을 초월한 증가세를
보인 것을 감안한다면 신규사업자의 몫도 결코 작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
이다.

더구나 제3사업자 선정경쟁에 뛰어든 각 업체는 일단 국내에서 통신사업자
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고 다른 통신서비스진출과 해외시장진출로 활로를
열겠다는 나름의 시장확보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선호출사업자 선정경쟁에는 동원산업 청구 전남방직 삼미기업 흥창물산
남성 오리엔트시계등이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또 무선데이터통신분야에는 사업자들이 "향후 몇년간 적자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와 그렇지 않고 "단말기개발 여지에 따라서는 사업초기에 흑자를
낼 수있다"는 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장성을 불투명하게 보는 측은 일본과 홍콩에서 이 사업이 초기 5년동안
계속 적자행진을 거듭했다는 사례를 들고 있다.

이에 맞서 노트북컴퓨터 보급과 새로운 무선데이터통신용 단말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이러한 외국사례는 구식논리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많다.

무선데이터통신분야에는 한국컴퓨터 대한펄프 쟈네트시스템 농심데이타
시스템 한국정보통신 등이 참여의사를 갖고 있다.

<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