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도전" "도약과 혁신" "정도경영" "글로벌화(세계화)" "책임(자율)
경영"...

3일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96년도 경영활동에 들어간 주요 대기업그룹의
회장신년사에 담겨 있는 "최소공약수"는 이런 어휘들로 요약된다.

그룹회장들은 21세기를 5년앞둔 올해가 <>정치적 격동 <>대내외적
무한경쟁 격화 <>경기 하강세 등으로 미래 도약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규정,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정신자세로의 무장을 촉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 삼성 LG 쌍용 효성 등은 특히 형식주의 무사안일 자만 등을
털어내야 할 조직내 타성으로 규정,"경영성과에 대해 분명히 평가하고
책임지는 풍토의 조성"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해 정.재계를 강타했던 비자금파문 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
기업윤리의 정착(현대) 사회적 신뢰(삼성) 정도경영(LG.쌍용.한화.코오롱)
경영의 투명화(효성) 공개경영(대림) 등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는 대목도
잊지 않았다.

한편 대우그룹은 올해부터 그룹차원의 시무식을 폐지, 각 계열사별
시무식으로 대체했다.

회장들의 신년사를 주요 그룹별로 간추려본다.

<>.정몽구현대그룹 회장은 제철 우주.항공 정보통신 금융 등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분야로의 진출"을 강조, 새 회장 취임을 계기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사업확장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또 "각사가 책임경영체제를 유지하되 그룹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해 개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는 그룹내 주요
계열사들에 대해 일정한 "경영 장악력"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회장은 현대그룹이 그동안의 오랜 성장속에서 싹튼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해있음을 지적,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선진국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를 "무분규 원년을 달성한 해"라고 말하고 "원만한
노사관계 유지를 통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의 발전"을 강조했다.

<>.이건희삼성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프로정신을
주문하면서 조직분위기를 "창조적 긴장감"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의 경영여건을 불확실성의 시대로 규정,"외줄타기식 경영에서
벗어나 예상치못한 사태에도 대비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한층 더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다가올 21세기를 문화의 시대이자 지적 자산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 "단순히 제품을 파는 시대를
지나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를 그룹 전제품에 대한 "디자인 혁명의 해"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회장은 특히 "밀림의 법칙"이 지배하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끝까지
살아남을 일류사업과 일류제품의 필요성을 강조, <>질위주 경영의
심화.정착 <>자동차등 전략사업의 차질없는 추진 <>WTO(세계무역기구)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체제의 조기구축 등을 당부했다.

<>.구본무LG그룹 회장은 <>비약적 성장전략 추구 <>세계수준의
핵심역량 확보 <>사고의 전환을 통한 그룹분위기와 문화의 변화 등을
주문했다.

특히 미래형 사업구조 구축을 위해 성장유망한 대규모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성장성이 낮은 한계사업은 과감히 철수하는등 끊임없이
사업구조를 재편핸갈 것임을 밝혔다.

작년 취임이래 공격경영전략을 적극 구사해온 구회장은 "과감히
혁신해나가는 도전적 창의적 인재들을 조기에 발탁.중용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최고의 성과에 대해 최고의 대우를 보장하는
능력주의.성과주의를 정착시킬 것"을 다짐했다.

<>.최종현선경그룹 회장은 "세계경제가 하나의 시장이 되는 무한경쟁의
글로벌리제이션시대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다"고 전제, 세계화전략을
통한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경영혁신운동인 SUPEX를 강력히 실천해나가자고 말했다.

최회장은 이를 통해 기존의 에너지.화학사업의 고부가가치화와 함께
정보통신사업을 새로운 중점사업으로 키워나가자고 강조했다.

<>.김석준쌍용그룹 회장은 올해를 "선수경영 정착의 해"로 선언, 이를
위해 <>기동성있고 진취적인 경영체질로의 개혁 <>그룹 총력경영체제
강화 <>경영성과 극대화 추구 등 3대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조중훈한진그룹회장은 "96년을 그룹의 또다른 50년 역사를 창조하는
원년이자 21세기를 선도하는 세계초일류 물류.수송.정보통신 그룹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기로 삼자"고 말하고 <>책임경영체제 구축 <>사업구조
고도화및 세계화 본격 추진 <>내실경영과 안정성장 기반조성 등을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김승연한화그룹회장은 "올해는 국내외적으로 정치.경제적인 여건
변화가 예상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을 각사별.업종별로 수립해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산업1부>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