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과 소비는 물론 투자와 수출등도 상당한 둔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디로 제조업체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재고가 늘어나 분위기가
경색되는 상황을 그려 볼수 있다.
이로인해 그동안 적지않은 타격을 받아온 중소경공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조선 전자부품업이라도 일부 중소업체는 생산과 수출둔화가 예상
된다.
소비둔화로 재래시장의 위축도 예상된다.
금년의 금리및 환율전망과 함께 수출 투자 생산 및 소비 등 경기둔화로
가시화될 각 부문의 움직임을 조망하고 각변수의 동향을 전망해 보았다.
<<< 생산/소비 >>>
금년의 생산과 소비는 상당폭 둔화가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전반적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수출여건도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망은 이미 작년말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94년에 11.1%이던 산업생산 증가율이 경기절정기를 맞으면서 작년들어
3.4분기까지는 13.1%를 유지했으나 10월엔 9.7%로 급격한 내리막 현상을
보였다.
제조업 가동률로 보면 작년 상반기 83%에서 3.4분기엔 82.1%, 10월엔
80.9%로 내려갔다.
반면 재고증가율은 상반기 6.7%에서 10월엔 13.3로 높아졌다.
소비가 안되고 재고가 늘어나니 생산이 둔화되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경기하강의 징후였다.
업종별로는 가죽및 신발 섬유 고무 등 경공업제품 쪽의 생산위축이
심했다.
9%대를 웃돌던 경제성장률이 금년엔 7%대 초반으로 주저앉는다는게
기정사실화돼 있고 보면 금년 전망은 더더욱 어렵다.
수치적인 추정은 어렵지만 한자리대 초반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나 전자 등의 중화학산업도 작년보다는 생산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업종중 중소조선소와 소형가전업체 범용전자부품
업체 등은 중화학 관련산업이더라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게
연구기관들의 진단이다.
중소경공업체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소비역시 같은 궤도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의 경우 내수용 소비재출하 증가율이 상반기 9.3%에서 3.4분기엔
4.3%, 10월엔 3.2%로 급격한 하강 추세를 보였다.
도소매 판매액도 94년이후 작년 상반기까지 8.0%를 유지해 왔으나
10월에 7.3%로 증가율이 꺾였다.
국민계정상의 민간소비 전체로 보면 작년 8.1~8.4%에서 올해는 7%대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체로 경제성장률과 비숫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지난해의 부동산경기 위축 등으로 자산효과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심리적
으로도 소비행태가 상당히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설비투자>>>
설비투자는 95년중 18%를 넘는 증가율을 보였으나 새해에는 95년의
절반 수준인 9%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의 높은 투자증가로 대폭적인 생산설비 확충이 이루어져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95년초 이래 완만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오는 98년까지 세계경기가 호황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세계무역기구 출범으로 대외교역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등 투자여건은 양호한 편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반도체 전자 전기
분야의 핵심투자는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철강 자동차 일반기계 전기전자등은 95년에 이어 여전히
활발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제지 조선 시멘트 유리 의약품 등의 투자
규모는 95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공업은 설비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요인이 있는 섬유 타이어
등을 중심으로 15%대의 투자증가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미분양아파트 적체와 부동산가격 안정 등으로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95년의 9% 안팎에서 새해에는 7.5% 안팎으로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주거용건축과 비주거용건설은 설비투자 둔화와 미분양아파트
적체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등에 힘입어 비교적 건실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예산상 사회간접자본 투자증가율은 96년 23%로 95년 19.4%보다
상당히 높게 잡혀있다.
더욱이 95년 3.4분기까지 사회간접자본투자 예산의 집행실적이 미미해
이의 집행이 96년에 집중적으로 행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비자금정국에 따른 대기업 총수들의 사법처리등으로 대기업들의
새해 설비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추가로 축소조정될 가능성도 있어
설비투자 증가율은 이보다도 다소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 수출입 >>>
새해 수출은 일본 엔화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성장지속에
힘입어 14~17%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대의 신장률을 나타낸 95년보다는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주력 수출시장인 개발도상국의 고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15%
내외의 적정한 증가율은 유지할수 있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수입증가율은 작년 31~33%에서 올해는 12~14% 수준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둔화된다는 얘기다.
지역별로는 대선진국 수출이 EU의 일반특혜관세 적용중단 등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는 중화학제품의 수출이 전체 수출증가세를 주도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업종별로는 조선 가전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수출증가율이
낮아질 전망이다.
섬유나 석유화학 철강은 꾸준한 증가가 기대되지만 세계공급물량 확대와
경쟁심화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출금액은 미미한 증가에 그치거나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력수출 상품인 자동차의 경우 수출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에따라 95년에 보였던 45%의 폭발적인 증가율 (대수 기준)이 새해에는
10% 안팎으로 급강하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전자부품 산업의 수출은 엔화의 안정과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증가로
증가율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증가에 힘입어
여전히 높은 37%의 증가율이 예상된다.
수입은 96년중 설비투자와 수출이 점차 둔화됨에 따라 주로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진정추세가 현저해질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무역적자는 내수둔화에 따라 수입 둔화폭이 수출 둔화폭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95년보다 20억~30억달러 안팎 개선돼 작년 1백억달러
(통관기준)에서 올해는 70억~8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금리/환율 >>>
올해 금리는 경기둔화와 물가오름세 진정을 바탕으로 11~12.5%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게 각종 연구기관및 금융기관들의 전망이다.
환율 (대미 달러당 환율)은 약간의 절상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금리면에서 금융연구원은 회사채수익률을 기준으로 올해 연간
11.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기별로는 1.4분기에 11.1%, 2.4분기에 12.1%, 3.4분기에 11.4%,
4.4분기에 12.3%로 보았다.
대우경제연구소가 국내 각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한 것을 보면 1.4분기에
12.1%, 2.4분기 12.0%, 3.4분기 12.4%, 4.4분기에 12.3%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안정세를 전망하는 기관들의 근거는 우선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진정과 물가안정을 꼽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 수요둔화로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도 95년의 61조
7,000억원에서 55조1,000억원으로 감소해 기업자금 수요도 진정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분기별로 보면 1.4분기에는 95년말에 방출된 자금의 금융기관환류로
기관의 자금운용여력이 확대돼 금리안정세가 유지되는 반면 2.4분기에는
선거요인으로 금리가 다소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3.4분기에는 총선이후 통화관리강화로 상승압력을 받다가 4.4분기에는
재정지출확대 등으로 다시 연초 수준을 획복한다는 예상이다.
환율에 대해 정부는 예산상으로는 1달러당 750원으로 잡아놓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도 원화의 환율이 연평균으로는 95년 평균 (달러당
770원)보다 2.6% 절상 (환율 하락)된 달러당 750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았다.
시기별로는 연말로 갈수록 더 절상돼 연말에는 739원까지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수입둔화로 경상수지 적자가 줄고 자본수지에서 흑자가 늘어나면서
원화가치의 절상압력을 받게 되지만 그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시행으로 자금시장에 교란요인이 생길수
있다는 점과 경상수지 적자속에서의 환율정상이 지속된다는 데 있다.
< 김선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