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해외 현지공장 건설과 신규사업진출등을 위해 올해 해외투자
계획을 크게 늘려 잡고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등의 업종에서 내수호조로 인해 투자여력이
생긴데다 당분간 경기활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부문은 경기가 불투명한데다 비자금여파가 연초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선지 매출과 투자를 가능한 억제하고 있다.

10대그룹의 경우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일부업종에 한해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중.하위권그룹들도 사회간접자본(SOC)과 유통사업등에 대한 투자확대를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대 삼성 LG등 10대 그룹들은 매출및 투자목표를 지난해보다 20%에서
30%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선에서 늘려 잡은데 반해 10위권밖 그룹들의
경우 매출은 보수적으로 잡되 투자는 크게 늘린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10대 그룹들이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것으로 보고 목표
자체를 현실적으로 잡은 반면 나머지 그룹들은 이러한 불투명한 전망에도
불구,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투자의욕을 반영한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경기 활황세로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주력업종을 제외하곤 경기전망이 좋지않은 섬유 등 경공업중심의
제조부문은 투자의욕마저 크게 위축돼 있어 경기양극화 현상이 올해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매출.투자 ]

30대 그룹중 새해 경영목표를 세웠거나 윤곽이 드러난 20개 그룹은 금년도
매출을 올해보다 22%(산술평균)늘려 잡고 있다.

신장률로 보면 예년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올해 경기전망이 그만큼 불투명하다는점을 반증해 주고 있는 셈이다.

포항제철의 경우 올해 매출목표는 전년에 비해 불과 2백억원이 늘어난
8조2천2백억원으로 책정했다.

조강 핫코일등 철강제품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반해 한보그룹은 정태수총회장의 비자금연루에도 불구, 의욕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년(3조7천억원)보다 54% 늘어난 5조7천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당진철강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
해서다.

10대 그룹들은 기아그룹을 제외하면 대부분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대비
20% 늘어난 수준으로 잡고 있다.

민간소비부문의 침체가 지속되는데다 사업도 해외부문에 주력한다는 계획
이어서 국내에서의 매출증가율이 크게 늘지 않을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그룹은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차가 많이 출고될 예정이어서 매출을
10대그룹중 가장 높은 전년대비 32.3%로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11~30위권 그룹들의 경우 올해 매출을 10대 그룹보다는 늘려 잡았지만
예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들 그룹의 매출증가율 목표치는 전년대비 평균 25%에 이르고 있다.

10대 그룹 못지않게 해외사업개발에 적극 나설 예정이고 국내에서는 SOC
투자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어 20% 증가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는 30대 그룹 대부분이 해외부문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10대 그룹은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등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해외 현지공장
증설과 신규공장 설립에 주력한다는 계획이고 11~30위권 그룹들은 해외에서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자부문은 삼성 현대 LG그룹등이 미국 텍사스 오스틴과 오리건주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지에 반도체 공장건설을 위해 올해 8조8천억원(국내투자비
포함)을 투자할 예정이다.

자동차의 경우 삼성이 부산공장건설에 1조5천억원, 대우가 폴란드 승용차
공장 건설에 2조원을 투입하는 등 현대 기아 대우 삼성 쌍용그룹 등이
자동차사업을 위해 국.내외에서 4조1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룹별로는 자동차와 반도체등 투자규모가 큰 사업이 걸려있는 삼성그룹이
전년보다 33% 늘어난 10조원을 올해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반도체와 베트남투자등에 9조원을, LG그룹은 반도체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사업 등에 모두 7조5천억원을 각각 투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아그룹은 지난해에 공장설비투자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상태여서 올해
투자를 9천3백억원으로 책정, 작년보다 2백억원 줄였다.

10대 그룹은 작년보다 평균 32.2% 늘어난 41조9천3백억원을 올해 투자
한다는 계획이나 이는 작년의 평균 신장률보다 10% 포인트나 낮아진것이다.

10대 그룹들이 이처럼 올해 투자를 보수적으로 잡고있는 것은 경기전망
불투명과 비자금사건등에 따른 투자의욕 상실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반해 나머지 그룹들의 투자는 예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대그룹에비해 비교적 SOC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데다 해외신규사업
유통업 정보통신등 사업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1~30위권 그룹들의 올해 투자규모는 12조원으로 작년보다 60%나 늘어난
것이다.

[ 주요사업 ]

현대 삼성 LG 대우등 4개 그룹들은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정보통신사업
등의 확장과 해외공장설립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선경그룹은 제5정유공장을 비롯해 제2합성수지공장 인도네시아공장을
증설할 예정이고 쌍용그룹은 그룹주력사업인 달성공단에 자동차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비롯해 호주 유연탄광, 베트남유전개발 등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제약업에 진출하는 한편 헝가리 엥도스은행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금호그룹은 위성통신및 개인휴대통신(PCS)등 정보통신사업을 강화
한다는 계획이다.

대림 두산 동아그룹은 국내에서 재개발사업과 사회간접자본 민자유치에
적극 뛰어들 예정이다.

효성그룹은 동양나이론 페트병공장건설과 폴리에스터 원사증설등을 위해
작년보다 두배나 늘어난 1조3천5백억원을 투자한다.

이밖에 한보그룹은 올해에 당진철강공장 2단계 건설공사등에 1조8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동부그룹은 동부제강 설비증강과 화학건자재 설비증설에
나선다.

동양그룹은 중국에 레미콘공장과 동양제과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고합그룹은
고려석유화학 제3플랜트를 증설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