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정치] 경수로, 교류 "물꼬역" 기대..남북관계개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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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비행기 타이어에는 홈 (요철)이 없더라"
지난 여름 북한을 취재하고 돌아온 한 서방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타이어가 워낙 닳아빠져 홈이 없어질 정도인데도 물자난때문에 새로운
것으로 바꿔 끼우지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북한 경제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수있다.
사실 올해의 남북관계 역시 북한의 경제난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경제난은 현북한정권의 앞날을 가름할 중요한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내년도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약 3백90만t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따라서 김정일정권은 식량난으로 불거질 "인민"들의 불만을 어떻게
무마하느냐에 골몰하게 될 것이다.
개방의 칼자루는 김정일이 쥐고 있지만 이를 견제하는 군부세력의
움직임이 만만치않은 상황이다.
기득권을 쥔 군부가 개방을 하려들리 없고 김정일 역시 권력의 완전
장악을 위해선 군부의 협조가 불가결하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평양내 미국연락사무소 개설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군부의 반대때문"이라고 귀띔하면서 "북한이 안정적인 대화파트너로
등장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일의 국가주석및 당총서기 등극 역시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북한사정에 정통한 중국 외교소식통들도 "김정일은 3년상을 완전히
지낸후 정식 권력승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권력누수를 방지하고 인민들의 "김일성 환상"을 잠재우기 위해선
이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북한내부의 자체적인 변화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마련될 것으로는 기대하기 힘들다.
차라리 여타 변수에 의해 돌파구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올해의 남북관계에 변수로 작용하게 될 요소로는 앞서 지적한 경제난
외에 남한 통일정책당국의 대북정책을 꼽을수 있다.
경수로 및 쌀 제공과정에서 북한이 보여준 행태는 우리 국민으로 하여금
배신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국민정서"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대북정책당국은 이같은 강경기류에
휘말려 쌀지원이 끝난 이후엔 정책입안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열중쉬어"
자세로 있어야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색국면을 초래한 것은 바로 대북정책당국이다.
"깜짝쇼"로 시작한 쌀지원은 "주고도 욕먹는 대북정책"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비판의 단골메뉴인 "일관성 불재"현상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올해의 대북정책은 <>새로운 통일정책당국의 대북관 <>4월 총선의
결과 <>대통령의 대북정책 내치이용성향 등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실현될 경우 대북정책은 상당한 혼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 재개등의 사안을 놓고 정파간에 서로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현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여권이 깜짝쇼적 대북제의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남북관계의 또다른 변수 하나는 경수로다.
최대난제로 꼽히던 경수로공급협정이 최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에 체결돼 이제 경수로제공 구상은 실천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1백MW급 경수로 2기를 오는 2003년까지 건설하게 돼 있는 대북경수로
지원사업은 앞으로 KEDO와 한전간의 상업계약 체결이 끝나면 내년말께
함경남도 신포에서 부지건설공사에 착수한다.
경수로는 비단 "핵비확산"에 대한 한.미.일 3국과 북한간의 약속이라는
국제정치적 의미외에 남북간 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제공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건설공사가 본격화되면 약 5천여명의 근로자가 상주하게 되는 원전
공사의 성격상 남북간에는 싫든 좋든 인적.물적 교류가 이뤄질 수 밖에
없고 이는 남한기업의 북한진출에 물꼬를 트는 확실한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올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일본의 대북수교협상을
들수 있다.
일본은 내심 북한과의 수교를 서두르고 싶지만 현재 한국 및 미국의
자제요청으로 멈칫해 있는 상태다.
만일 일본과 북한간에 수교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일부 성과가
나타날 경우 한.미.일 3국 공조체제를 지렛대로 한 한국의 대북견제책은
다소나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일본과 북한과의 수교협상 재개 움직임을 주시하고
대응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같은 제반상황으로 미루어 올 남북관계 역시 낙관과 비관, 해빙과
경색이 교차했던 최근 2년간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수로"는 낙관적 요인으로, 북한군부의 득세 및 남한정책당국의
"국민정서 엿보기" 기조는 비관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북한의 식량난이 금세 나아질수 없는 구조적 문제임을
감안할때 북한은 내년에도 남한에 식량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남한당국은 일차적으로 여론의 향배를 보아가며 결정을 내릴
것이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당국간의 대화도 이같은 구도하에서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 김정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
지난 여름 북한을 취재하고 돌아온 한 서방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타이어가 워낙 닳아빠져 홈이 없어질 정도인데도 물자난때문에 새로운
것으로 바꿔 끼우지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북한 경제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수있다.
사실 올해의 남북관계 역시 북한의 경제난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경제난은 현북한정권의 앞날을 가름할 중요한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내년도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약 3백90만t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따라서 김정일정권은 식량난으로 불거질 "인민"들의 불만을 어떻게
무마하느냐에 골몰하게 될 것이다.
개방의 칼자루는 김정일이 쥐고 있지만 이를 견제하는 군부세력의
움직임이 만만치않은 상황이다.
기득권을 쥔 군부가 개방을 하려들리 없고 김정일 역시 권력의 완전
장악을 위해선 군부의 협조가 불가결하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평양내 미국연락사무소 개설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군부의 반대때문"이라고 귀띔하면서 "북한이 안정적인 대화파트너로
등장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일의 국가주석및 당총서기 등극 역시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북한사정에 정통한 중국 외교소식통들도 "김정일은 3년상을 완전히
지낸후 정식 권력승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권력누수를 방지하고 인민들의 "김일성 환상"을 잠재우기 위해선
이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북한내부의 자체적인 변화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마련될 것으로는 기대하기 힘들다.
차라리 여타 변수에 의해 돌파구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올해의 남북관계에 변수로 작용하게 될 요소로는 앞서 지적한 경제난
외에 남한 통일정책당국의 대북정책을 꼽을수 있다.
경수로 및 쌀 제공과정에서 북한이 보여준 행태는 우리 국민으로 하여금
배신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국민정서"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대북정책당국은 이같은 강경기류에
휘말려 쌀지원이 끝난 이후엔 정책입안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열중쉬어"
자세로 있어야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색국면을 초래한 것은 바로 대북정책당국이다.
"깜짝쇼"로 시작한 쌀지원은 "주고도 욕먹는 대북정책"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비판의 단골메뉴인 "일관성 불재"현상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올해의 대북정책은 <>새로운 통일정책당국의 대북관 <>4월 총선의
결과 <>대통령의 대북정책 내치이용성향 등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실현될 경우 대북정책은 상당한 혼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 재개등의 사안을 놓고 정파간에 서로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현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여권이 깜짝쇼적 대북제의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남북관계의 또다른 변수 하나는 경수로다.
최대난제로 꼽히던 경수로공급협정이 최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에 체결돼 이제 경수로제공 구상은 실천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1백MW급 경수로 2기를 오는 2003년까지 건설하게 돼 있는 대북경수로
지원사업은 앞으로 KEDO와 한전간의 상업계약 체결이 끝나면 내년말께
함경남도 신포에서 부지건설공사에 착수한다.
경수로는 비단 "핵비확산"에 대한 한.미.일 3국과 북한간의 약속이라는
국제정치적 의미외에 남북간 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제공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건설공사가 본격화되면 약 5천여명의 근로자가 상주하게 되는 원전
공사의 성격상 남북간에는 싫든 좋든 인적.물적 교류가 이뤄질 수 밖에
없고 이는 남한기업의 북한진출에 물꼬를 트는 확실한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올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일본의 대북수교협상을
들수 있다.
일본은 내심 북한과의 수교를 서두르고 싶지만 현재 한국 및 미국의
자제요청으로 멈칫해 있는 상태다.
만일 일본과 북한간에 수교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일부 성과가
나타날 경우 한.미.일 3국 공조체제를 지렛대로 한 한국의 대북견제책은
다소나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일본과 북한과의 수교협상 재개 움직임을 주시하고
대응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같은 제반상황으로 미루어 올 남북관계 역시 낙관과 비관, 해빙과
경색이 교차했던 최근 2년간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수로"는 낙관적 요인으로, 북한군부의 득세 및 남한정책당국의
"국민정서 엿보기" 기조는 비관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북한의 식량난이 금세 나아질수 없는 구조적 문제임을
감안할때 북한은 내년에도 남한에 식량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남한당국은 일차적으로 여론의 향배를 보아가며 결정을 내릴
것이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북당국간의 대화도 이같은 구도하에서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 김정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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