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년 건립된 이래 단 한번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서울
중구 예장동의 옛 안기부건물이 34년간의 베일을 벗고 29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시가 남산 제모습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과거 안기부 부지를
27일 인수함에 따라 조순시장과 홍순길제2부시장등 관계공무원과
취재진들이 이날 오후 이곳을 방문했다.

2만4천9백33평의 옛 안기부 부지에는 대규모 사무용 건물뿐 아니라
체육관 물탱크 숙소 면회장 식당 의무실 소각장등 41개 건물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부지안을 가로지르는 2차선 도로에 두개의 터널이 있을 뿐 아니라
테니스장으로 쓰였던 체육관 건물에는 인조잔디와 1백석규모의 관람석등
호화스런 시설이 마련돼 있어 이곳이 권위주의 시대의 상징임을 보여주
고 있다.

제1본관건물은 남산청사의 중심빌딩으로 지상6층 지하1층규모로 지난
72년에 지어졌다.

본관건물이 있는 부지 아래로는 지하3층으로 지난 77년에 신축된 9백
여평규모의 6별관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미로처럼 복잡한 복도를 지나 지하2층에 화장실이 딸린 3~4평규모의
쪽방 1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군사정권시절 많은 민주인사들이 이곳
에서 수사받은 흔적을 느낄수 있었다.

서울시는 내년 10월까지 공원조성 기본계획을 수립,빠르면 97년께까지
시민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 김남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