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OECD가입의 선행조건 ..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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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 성균관대 교수.경제학 >
우리정부는 지난 몇년동안 우리나라의 OECD가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
선진국경제협력기구인 OECD에 가입하면 국익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정부는 OECD가입을 가급적 빠르게 매듭짓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야나 일부 학계에서는 우리의 OECD가입은 시기상조라는 반대의사
를 표명하고 있다.
OECD가입은 곧 자본시장의 개방을 의미하며 자본시장의 개방은 국내금융
기관의 약화와 원화강세를 초래하기 때문에 OECD 가입은 연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OECD가입을 놓고 찬반양론이 국내에서 엇갈리고 있는 동안에
두가지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는 지난 10월에 있었던 일로서 OECD 조사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가입자격을 심사하였지만 한국은 아직 가입준비가 채 안돼 있다는 잠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OECD에 쉽게 가입할수 있으리라고 생각
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우리를 놀라게 한 또다른 사건은 지난 11월30일 체코가 25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26번째 OECD회원국이 된 일이었다.
체코는 우리보다 경제력이 크게 모자라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소련의 영향권내에 속했던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였다.
그동안 경제개혁의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OECD가입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현재 체코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폴란드와 헝가리도 OECD에 가입신청을
내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947년 유럽경제의 부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OECD는 처음에는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서방선진국 중심의 활동기구였다.
그러나 60년대에 일본과 핀란드가 가입하고 70년대에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90년대에는 멕시코(93년)에 이어 체코(95년)까지 가입하게 됨으로써
OECD의 기능도 크게 확대됐다.
OECD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모두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일단 가입하면
무엇보다도 다음 3가지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첫째 경상거래에 관련된 외환지급을 자유화하고, 둘째 자본의 국경이동을
자유화하며 셋째 대개도국 원조를 확대시켜 나가는 일이다.
우리나라 1인당 평균소득은 이제 1만달러가 넘는다.
GNP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GNP 4,000억달러가 넘는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11위이다.
그리고 2,000억 달러수준의 무역규모는 세계 12위가 된다.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분야의 생산과 수출을 따지면 우리나라는 세계10위권
이내에 충분히 들어간다.
우리나라 경제력은 OECD전회원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위치는 OECD의 상위권
에는 못들어도 중위권에는 들어간다.
그런데 막상 OECD조사단이 잠정적으로 내린 평가에의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시장개방이 미흡하고 외국인투자에 대한 규제가 심하며 자본의 유출입이
크게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기 위해 분야마다 OECD측의 사전평가작업
이 있을 것이지만 우리의 추가적인 개방조치가 있지 않으면 OECD가입을
낙관할수 없다.
한편 OECD가입을 반대하는 주장도 결코 만만치 않다.
94년 12월의 외환위기에 이어 아직도 멕시코 경제가 휘청거리는 이유는
자본이동을 너무 빨리 자유화 했기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멕시코 경제의 위기는 농민반란과 정치지도자 살해등 국내 정치불안
과도 관계가 깊다.
우리나라의 OECD가입에 관해 세계석학들은 만일 대다수 한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무리하게 OECD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OECD가입과 관련하여 일반국민들이 잘 모르는 사실을 지적
하기도 했다.
OECD에 가입하면 그때부터 당장 자본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회원국들은 각자의 경제상황에 따라 상이한 속도와 방법으로 자본을
자유화해 나갈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 OECD에 가입하더라도 몇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금융및 자본시장을 개방해갈수 있을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우리경제의 외형이나 경제지표를 보면 우리나라는 분명 선진국권내에
들어간다.
또 많은 외국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연간 100만대 이상 자동차를 수출하고 철강 조선등의 기간산업을
가진 한국이 세계경제를 위해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외국은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경제 내부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후진국특징을 더
많이 지니고 있다.
과거 권위시대에 저질러진 건설부조리와 부실공사 때문에 요즘 사람들은
언제 또다른 대형참사가 발생할지 마음을 졸이며 살고있다.
입시위주의 잘못된 교육때문에 연간 수십만의 젊은이들이 좌절하며 거리를
배회하고 사람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파괴되고 있다.
출생지와 출신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기회가 부당하게 원천
봉쇄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경유착과 정치비자금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현상이 뚜렷
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자유화하고 금융시장을 개방하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이 분명하다.
다행히 문민정부 들어 금융실명제실시와 비공식정치자금 수수금지등의
개혁으로 금융산업이 정상화 되고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의 정부불신은 그골이 깊다.
이러한 불신이 지속되는한 앞으로 10년을 기다려도 우리의 OECD가입은
시기상조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0일자).
우리정부는 지난 몇년동안 우리나라의 OECD가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
선진국경제협력기구인 OECD에 가입하면 국익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정부는 OECD가입을 가급적 빠르게 매듭짓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야나 일부 학계에서는 우리의 OECD가입은 시기상조라는 반대의사
를 표명하고 있다.
OECD가입은 곧 자본시장의 개방을 의미하며 자본시장의 개방은 국내금융
기관의 약화와 원화강세를 초래하기 때문에 OECD 가입은 연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OECD가입을 놓고 찬반양론이 국내에서 엇갈리고 있는 동안에
두가지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는 지난 10월에 있었던 일로서 OECD 조사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가입자격을 심사하였지만 한국은 아직 가입준비가 채 안돼 있다는 잠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OECD에 쉽게 가입할수 있으리라고 생각
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우리를 놀라게 한 또다른 사건은 지난 11월30일 체코가 25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26번째 OECD회원국이 된 일이었다.
체코는 우리보다 경제력이 크게 모자라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소련의 영향권내에 속했던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였다.
그동안 경제개혁의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OECD가입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현재 체코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폴란드와 헝가리도 OECD에 가입신청을
내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1947년 유럽경제의 부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OECD는 처음에는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서방선진국 중심의 활동기구였다.
그러나 60년대에 일본과 핀란드가 가입하고 70년대에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90년대에는 멕시코(93년)에 이어 체코(95년)까지 가입하게 됨으로써
OECD의 기능도 크게 확대됐다.
OECD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모두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일단 가입하면
무엇보다도 다음 3가지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첫째 경상거래에 관련된 외환지급을 자유화하고, 둘째 자본의 국경이동을
자유화하며 셋째 대개도국 원조를 확대시켜 나가는 일이다.
우리나라 1인당 평균소득은 이제 1만달러가 넘는다.
GNP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GNP 4,000억달러가 넘는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11위이다.
그리고 2,000억 달러수준의 무역규모는 세계 12위가 된다.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분야의 생산과 수출을 따지면 우리나라는 세계10위권
이내에 충분히 들어간다.
우리나라 경제력은 OECD전회원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위치는 OECD의 상위권
에는 못들어도 중위권에는 들어간다.
그런데 막상 OECD조사단이 잠정적으로 내린 평가에의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시장개방이 미흡하고 외국인투자에 대한 규제가 심하며 자본의 유출입이
크게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기 위해 분야마다 OECD측의 사전평가작업
이 있을 것이지만 우리의 추가적인 개방조치가 있지 않으면 OECD가입을
낙관할수 없다.
한편 OECD가입을 반대하는 주장도 결코 만만치 않다.
94년 12월의 외환위기에 이어 아직도 멕시코 경제가 휘청거리는 이유는
자본이동을 너무 빨리 자유화 했기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멕시코 경제의 위기는 농민반란과 정치지도자 살해등 국내 정치불안
과도 관계가 깊다.
우리나라의 OECD가입에 관해 세계석학들은 만일 대다수 한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무리하게 OECD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OECD가입과 관련하여 일반국민들이 잘 모르는 사실을 지적
하기도 했다.
OECD에 가입하면 그때부터 당장 자본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회원국들은 각자의 경제상황에 따라 상이한 속도와 방법으로 자본을
자유화해 나갈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 OECD에 가입하더라도 몇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금융및 자본시장을 개방해갈수 있을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우리경제의 외형이나 경제지표를 보면 우리나라는 분명 선진국권내에
들어간다.
또 많은 외국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연간 100만대 이상 자동차를 수출하고 철강 조선등의 기간산업을
가진 한국이 세계경제를 위해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외국은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경제 내부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후진국특징을 더
많이 지니고 있다.
과거 권위시대에 저질러진 건설부조리와 부실공사 때문에 요즘 사람들은
언제 또다른 대형참사가 발생할지 마음을 졸이며 살고있다.
입시위주의 잘못된 교육때문에 연간 수십만의 젊은이들이 좌절하며 거리를
배회하고 사람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파괴되고 있다.
출생지와 출신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기회가 부당하게 원천
봉쇄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경유착과 정치비자금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현상이 뚜렷
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자유화하고 금융시장을 개방하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이 분명하다.
다행히 문민정부 들어 금융실명제실시와 비공식정치자금 수수금지등의
개혁으로 금융산업이 정상화 되고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의 정부불신은 그골이 깊다.
이러한 불신이 지속되는한 앞으로 10년을 기다려도 우리의 OECD가입은
시기상조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