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통한 틈새시장의개척" "고가 신제품의 개발"
"해외시장의 확대".

내년도 주류업계에 주어진 3대 과제다.

음주문화가 갈수록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해가며 새로운 틈새
시장이나 해외 소비자의 개척이 기존 시장쟁탈전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주류업계는 최근 2~3년간 소비자의 니즈변화에 둔감한 기업이 시장경쟁에서
뒤처지고 만다는 것을 뼈아프게 경험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
인 변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한 틈새시장의 개척이나 고가신제품의 개발 등 주류
업계의 향후 과제들은 사실상 동전의 양면과 같다.

신제품개발에 따른 새로운 수요층을 개척하고 가격측면에서는 고가제품을
보완하여 수익성을 높여보자는 것이다.

올해 주류시장은 지난해의 4조2,200억원보다 13.7%가량 성장한 4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맥주 소주 등의 가격인상과 고가제품의 비중이 확대되는데 힘입어 금액면
에서는 두자리수 성장을 기록했지만 절대 판매량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체 주류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맥주의 경우 OB 조선 진로쿠어스
등 3사의 판매량은 지난 10월까지 총 1억5,198만6,800상자로 전년동기보다
4% 늘어나는데 그쳤다.

진로쿠어스맥주가 작년 6월부터 신규진출한 점을 감안하면 자연증가분
정도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맥주시장은 올해 매출액면에서는 지난해의 2조5천억원보다 12%가량 늘어난
2조8,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주도 정체경향이 뚜렷해졌다.

소주는 지난 10월까지 61만7,000kl가 팔려 전년동기보다 1.28%가 줄어
들었다.

업체별로는 진로 경월 한일(제주)등 3개사만이 전년동기보다 판매량을
늘렸을 뿐 지방소주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소주시장은 올해 9,500억원 규모를 형성, 지난해보다 5.6% 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양주는 프리미엄위스키의 돌풍에 힘입어 11월말까지 411만상자(700ml
6병들이)를 판매해 전년동기보다 16.9% 성장했다.

여기에 시바스리갈 딤플 등과 폭증하고 있는 중소수입상의 판매량까지
합하면 올해 30% 성장은 무난하리란게 업계의 전망이다.

양주의 올해 예상 시장규모는 6,000억원선.

금액면에서는 전년도의 4,100억원보다 무려 50%가량 성장한 수치다.

내년엔 맥주 소주 양주등 전주종에 걸쳐 그어느때보다도 신제품의 활발해질
것이란 예상도 주류업계가 신제품의 개발로 주류시장의 활력을 되찾으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는데 근거한다.

신제품개발이 가장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종은 소주다.

올해 주세법이 개정되며 소주에 올리고당 포도당 맥아당 등 각종 감미료들
을 첨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진로와 두산경월이 올리고당을 첨가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맥주시장에서도 신제품개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맥주는 지난 3년간 욱일승천의 성장가도를 달려온 하이트의 후속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하이트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어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라도 후속제품을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올해 카프리 OB라거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던 OB맥주도 여러가지 제품
을 한꺼번에 집중판매하는 멀티(다)브랜드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
이다.

진로쿠어스맥주도 카스가 시판된지 3년째를 맞는 만큼 새로운 이미지를
가진 후속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양주시장에서는 원액을 15년 이상 숙성시킨 최고급 위스키들을 중심으로
시장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맥주 계열사인 하이스코트의 "딤플" 15년산에 이어 연말엔 두산씨그램
이 "시바스리갈" 15년산을 내놓았다.

진로도 "임페리얼" 17년산과 21년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수입위스키업체들도 여기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을 벗어난 해외시장의 개척도 주요과제다.

진로 두산경월 보해양조 두산백화 OB맥주 조선맥주 등 6개회사의 올해
수출액은 모두 6,070만달러로 작년보다 30.9% 늘어났다.

올해엔 특히 진로와 두산경월이 중국 현지에 소주공장을 세우고 직접적인
생산판매에 들어감으로써 우리술의 현지생산시대를 열었다.

양주 맥주 와인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파고드는 수입주류에 대한 방어측면
에서도 우리술의 세계화 및 현지화가 시급해지고 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