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대폭 개각에 이은 후속 차관급인사를 23일 단행함으로써
이수성내각의 골격구성을 마무리했다.

이번 차관급인사에서는 안기부장특보를 포함한 차관급 30명중 12명과
외청장 13명중 9명등 모두 21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문민정부출범후 가장 규모가 큰 차관급 인사인 셈이다.

12.20개각에서 장관 11명과 청와대수석 7명이 교체된것과 마찬가지로 국정
면모를 일신하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읽을수 있다.

이번 차관급인사의 특징으로는 전문성과 실무능력및 업무추진력이 중시
됐다는 점과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승진인사가 어느 때보다도 많았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상당수가 내부승진이나 관계부처발탁형식으로 기용됐다.

우선 이영탁교육차관, 이경문문화차관, 조일호농수산차관, 윤서성환경차관,
윤웅규총무처차관등 5명이 1급에서 차관으로 승진했다.

또 유재호조달청장, 임채주국세청장, 강만수관세청장, 정해주특허청장,
이부식해운항만청장등 1급에서 외청장으로 승진한 경우가 무려 7명이나
된다.

이와함께 이환균관세청장이 재경원차관으로 발탁되는등 6명의 외청장이
차관으로 상향전보됐다.

장관들이 많이 바뀐 만큼 업무의 일관성유지와 부처장악을 위해 실무업무에
밝은 내부실무자나 관련부처인사를 차관으로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유능한 정부인재의 발탁을 통해 정부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정책실무관리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관계자는 "각종 사기진작책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가 다소 위축돼 있는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각부처의 내부기용과 승진발탁인사는 공직사회
의 침체된 분위기를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김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세대교체가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점이다.

60세이상이 종전의 4명에서 2명으로 줄고, 55세이상이 20명에서 19명으로
줄었으며 40대는 1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

강관세청장과 정특허청장등 고시8회출신이 차관급으로 진출한 것이나 고시
13회출신인 윤환경차관이 처음으로 차관에 파격기용된 것도 세대교체와
무관치 않다.

이번인사에서 김대통령은 또 조재연농진청장과 김유채공진청장등 연구
기술직 관료를 차관급으로 발탁, 그동안 승진인사에서 소외됐던 연구기술직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재호청와대민정비서관과 이부식건설교통비서관을 조달청장과 해운항만청장
에 각각 기용한 것은 청와대비서실의 사기진작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대통령은 지역안배도 고려, 종전에 1명도 없었던 강원도출신으로 이영래
산림청장을 발탁, 전반적으로 중부권인사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영남권인사
를 상대적으로 줄였다.

교육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이영탁재경원에산실장을 교육차관으로 승진
시킨 것은 교육재정이 GNP의 5%로 늘어난 상황에서 교육재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인사에서는 또 이환균재경원차관, 이기주외무차관, 남정판안기부특보,
강만수관세청장등 4명의 경남고출신들이 약진, 눈길을 끌었다.

<최완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