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하강징후가 중견.중소업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판지 금형 자동차부품 열처리 도금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업종의 중견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조업단축이나 휴폐업에 들어가고
있다.

이들 업종중 판지는 식품 섬유 경량가전제품등의 포장재로 쓰이고 금형
도금등은 기계 전자 철강 자동차부품등의 가공공정으로 제조업의 경기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수로 평가되고 있다.

한솔판지 대한펄프 중앙제지등 주요 판지업체들은 이달하순부터 내달초에
걸쳐 평균 8일동안 공장을 쉬기로 했다.

한솔판지는 크리스마스이후 5~10일동안 쉬기로 하고 곧 조업중단 일정을
확정키로 했으며 대한펄프 중앙제지등 대부분의 업체들도 이달말부터
내달초까지 8일동안 공장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판지업체들의 장기조업중단은 지난 90년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현상은 내수와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수출의 경우 최대시장인 중국이 올하반기부터 수입물량을 크게 줄였고
내수시장도 경기위축으로 소비가 20%가량 감소하고 있다.

제품의 기본틀인 금형을 제작하는 금형업체들의 체감지수는 더욱 심각하다.

프레스금형이나 플래스틱 페트용기등의 금형을 만드는 업체들은 올해는
성수기인 봄에도 주문이 늘지 않더니 3.4분기들어서는 일감이 15%이상 급감,
지난 92년 불경기이후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인지역의 2개사가 폐업하고 6개사가 휴업하는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우 하반기에 불어닥친 완성차 판매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설비투자를 축소조정하는등 긴축재정을 짜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체들이 96년도 납품단가를 평균 3%정도 인하할 것임을 통보,
부품업계는 경영난이 가중되는등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견부품업체인 D사는 당초 새해에 생산량을 1백%정도 늘리기로 하고
부지까지 확보해둔 상태나 본격 착공을 내년 하반기이후로 미루는등
향후 경기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기계 철강 항공부품 조선기자재등을 가공하는 열처리업체들도 올
하반기들어 휴폐업과 조업단축이 늘고 있다.

최근 대현금속 동림종합열처리 전진산업사등이 일감부족등으로 휴폐업했다.

또 업체들의 평균 가동률도 70%에 머물러 지난해보다 1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열처리조합의 정연하전무는 "이달초 지방업체들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업체들이 60~70%의 가동률을 기록하는등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금업체들도 경기하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월공단내 제일도금단지는 입주사 8개중 대하금속등 최근 2개사가 부도를
내 6개사만이 가동하고 있으며 그나마 가동률이 70%대에 머물고 있다.

도금은 전자 기계부품에서 시계 안경테등을 가공하는 공정이다.

이밖에 건설장비인 호이스트카 업체들도 올들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3%나
줄어든 8백대수준에 머물러 일부 영세업체들은 휴업하고 규모가 큰 업체들은
20~30%씩 조업단축등에 들어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