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청와대비서실에 사회복지수석비서관을
신설하는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따라 각비서실의 기능과 역할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설된 사회복지비서실은 교육 노동 보건 환경 여성등을 담당하게 된다.

기존 경제비서실에 있었던 노동 보건 환경과 그동안 소관이 모호했던
소비자보호등이 사회복지비서실로 이관된다.

경제비서실의 위상과 역할이 그만큼 축소됐다고 볼수있다.

경제비서실의 소관업무는 금융 재정등 거시경제와 산업 통상 건설교통
등만이 남게 됐다.

김대통령이 이처럼 사회복지비서실을 신설한 것은 지난해 세계화정책의
중점과제로 설정했던 "삶의 질 세계화"를 보다 강력하고 추진하겠다는 의지
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교육개혁을 추진했던 것처럼 노동 보건 환경 소비자보호등의 분야
에서도 과감한 개혁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내 개혁주도세력인 박세일수석이 사회복지수석을 맡은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책기획비서실에서는 기존에 추진해 왔던 세계화정책을 계속 담당하면서
행정개혁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행정비서실에서 관장하던 행정쇄신위원회가 정책기획비서실로 이관될
전망이다.

신임 이각범정책기획수석은 박수석과 마찬가지로 개혁지향적이고 둘사이의
관계가 막역하다는 점에서 개혁추진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것으로 기대된다.

경제비서실은 조직이 축소되는 것 이외에도 기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한이헌수석과 신임 구본영수석은 개인적인 성향은 물론 업무스타일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전수석이 경제부처의 업무에 너무 깊숙히 개입, 경제정책을 청와대에서
모두 주도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데 비해 신임 구수석은 실무에 관한
업무사항을 부처에 대폭 일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는 규제완화, 세제개혁등 굵직한 개혁과제를 직접 챙기고 정책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에 대한 욕심이 크면서도 소리나지 않게 할일을 강력히 추진한다는게
주변의 평이다.

경제정책의 집행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 경제부처나 재계와 불필요한 마찰
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구수석의 업무스타일상 경제정책의 운영에 있어 청와대가 독주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디로 경제부처의 업무를 일일이 챙겨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기능은
축소되고 정책개발과 경제개혁과제를 추진하는 기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와대비서실개편에서 특이한 것은 경제수석, 정책기획수석, 사회
복지수석등 경제관련 수석들이 모두 40대에서 발탁돼 이른바 "40대
트로이카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이들 트로이카수석들은 또 이념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모두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청와대내에서의 팀플레이가 기대된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