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우씨 ]]]

이현우 전경호실장에 대한 신문은 김진태검사가 1시간 50여분간 신문했다.

<>김 = 경호실장은 경호업무외에 비자금도 관리해왔습니까.

<>이 = 기업으로부터 받은 성금을 받아 이태진씨로 하여금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김 = 당시 일일이 성금 운용과정을 장부에 기입하지 않았나요

<>이 = 그렇습니다.

처음엔 장부가 1권이었으나 퇴임직전엔 4권이었습니다.

임기후 장부를 가방에 넣어 시건장치를 한뒤 노씨에게 전달, 노씨가 관리
해왔습니다.

<>김 = 그 장부는 어디 있습니까.

<>이 = 지난 10월22일 검찰출두 이틀전인 20일(박계동의원 폭로직후) 통장을
확인한뒤 장부를 없애는 문제를 노씨 자택에서 협의했습니다.

20일은 안기부 행사가 있었고 당일 오후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가 1층 응접실에서 노씨에게 장부를 가져오도록 한뒤 내용물을 뜯어
''옆건물 비서실 세절기에 넣어 없애겠다''고 하자 노씨가 관저2층방을
가리키며 ''여기도 있으나 장부를 달라''며 가져갔습니다.

노씨는 한참 뒤에 빈손으로 돌아왔고 노씨가 직접 파쇄했는지는 모릅니다.

<>김 = 떳떳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차명이나 가명을 썼나요.

노태우 이현우 이태진등의 실명을 쓰지 않고.

<>이 = 관례대로 돈을 거뒀습니다.

또한 실명을 쓰는 것은 생각도 않았습니다.

<>김 = 노씨 사용처도 압니까.

<>이 = 일부는 알고 있습니다.

<>김 = 시건된 가방을 줄 잔액이 얼마였습니까.

<>이 = 성명에서 발표한 대로입니다.

<>김 = 처음엔 1천7백억원 , 다음엔 1천8백57억원, 맨나중엔 2천3백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왜 노씨가 그많은 돈을 남겼다고 생각합니까.

<>이 = 감히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뭔가 필요한 데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 = 93년8월 실명제 실시직후 노씨와 금진호의원, 피고인이 실명전환을
논의하며 기업인을 끌어들이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전국민이 실명제 취지에
따라 거래자 명의로 실명전환하는 데 왜 하필 본인들이 아닌 관련없는
기업인들을 끌어들이기로 했나요.

부정축재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그런 것 아닙니까.

<>이 = (묵묵부답)

[[[ 기업인 ]]]

<>김진태검사 = 90년 한햇동안 4차례에 걸쳐 백억원을 건네는등 모두 2백
50억원을 노씨에게 준 사실이 있습니까.

<>이건희회장 = 예.

<>김 = 직접 갖다줬습니까.

<>이 = 아닙니다. 당시 삼성 이종기사장이 갖다준걸로 압니다.

<>김 = 노씨에게 돈을 준 사실은 모두 사전에 알고 있었죠.

<>이 = 노씨를 잘알고 있는 이종기사장이 일을 처리했고 사후에 나는 비서
실장을 통해 보고 받았습니다.

<>김 = 노씨에게 돈을 준 이유가 뭡니까.

<>이 = 3공말부터 관행적으로 정치자금 명목으로 돈을 전달해 왔습니다.

크면 2백50억원정도를 작으면 작은대로 돈을 건냈습니다.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관례였습니다.

<>김 = 삼성의 경우 상용자동차사업, 댐공사 등 대형 국책사업과 관련해
선처를 바라며 돈을 준것 아닙니까.

<>이 = 일종의 세금처럼 관행화된 돈이었을 뿐입니다.

<>김 = 검찰에선 삼성그룹에 손해가 없도록 선처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돈을 줬다고 하지않았습니까.

<>이 = 부당한 손실이 없도록 해달라는 포괄적인 의미는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기업이 정치자금을 전달하는것은 공통된 관행입니다.

김검사는 이회장에 대한 신문을 마친뒤 대우 김우중회장에 대한 신문에
들어갔다.

<>김회장 =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돈을 갖다준 사실이 있습니다.

<>김 = 대형국책사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돈이 아닙니까.

<>김회장 = 국책사업은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하게 돼있습니다.

<>김 = 91년 5월에 대우로선 이례적으로 1백억원이란 거액을 전달했는데
이유가 뭡니까.

<>김회장 = 그해엔 광역의회 선거등이 있어 돈이 좀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우가 90년들어 이익을 좀 내기 시작했지 때문에 타기업들의 성금액수에
상당하는 금액을 갖다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 89년 진해 잠수함기지 건설사업 수주과정에서 돈을 갖다준 일이
있죠.

<>김회장 = 관례에 따라 낸 성금일뿐입니다.

<>김 = 당시 동아그룹이 진해 잠수함기지건설에 참가하려고 해 경쟁관계에
있었지 않았습니까.

<>김회장 = 경쟁관계에는 있었지만 공개 경쟁입찰을 했기때문에 특별히
돈을 갖다줄 이유는 없습니다.

<>김 = 재판에 임하게 된 소감이 있다면.

<>김회장 = 이자리에 와보니 사회에 죄송스런 맘 뿐이고 스스로를 반성
하게 됐습니다.

이어 진행된 동아 최원석회장에 대한 직접 신문은 홍만표검사가 말했다.

<>홍 = 노씨에게 준 돈중 공소시효가 인정되는 금액이 모두 1백50억원이
맞습니까.

<>최 = 맞습니다.

<>홍 = 동아는 울진 3,4호기 원전수주과정등 대형 국책사업이 관련돼
있지 않습니까.

<>최 = 특정사업과는 관련없이 여러가지 고마움의 표시로 전달했습니다.

<>홍 = 이현우씨에게도 돈을 전달한 사실이 있죠.

<>최 = 이현우씨는 대전이 고향으로 저의 국민학교 선배가 됩니다.
과거부터 잘알고 지내왔지만 경호실장에 임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경호
업무에 돈이 필요할 것 같아 전달했습니다.

<>홍 = 이현우씨로부터 정재계의 각종 정보를 입수해 온 것으로 아는데
이에대한 대가는 아닙니까.

<>최 =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납니다.

<>홍 = 대형국책사업자 선정과정에는 주로 담합입찰이 관행화 돼 온게
상식인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최 = 입찰에는 지명경쟁, 공개경쟁 방식등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경우에따라 발주처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고 담합이란 건 관례화된 일이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어 진로 장진호회장에 대한 직접신문은 김진태검사가 맡아 9분간 진행
됐다.

<>김 = 90년12월 하순 청와대 안가에서 1백억원을 노씨에게 제공한 사실이
있는데 이는 충북 청원군으로의 공장이전에 행정상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
아닙니까.

<>장 = 행정상 문제가 있었던 것은 검찰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당시 공장이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본인에게 보고도 되지
않았습니다.

<>김 = 다른 그룹보다 우대를 받거나 적어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가 아니었습니까.

<>장 = 아닙니다.

우리그룹은 사회를 위해 일한다는 가치관을 설정해았고 대통령에게
갖다주면 국가사회를 위해 쓸 줄 알았습니다.

이어 대림 이준용회장에 대한 신문은 김필규검사가 맡았고 이회장이
신문내용에 이의를 달지 않고 적극 답변해 8분만에 끝났다.

<>김 = 90년3월 이현우씨에게 20억원을 주면서 노씨에게 전달하도록
부탁한 적이 있습니까.

<>이 = 그렇습니다.

당시 안병화한전사장이 부임했고 우리는 보령 화학발전소중 1.2호기를
공사중이었습니다.

안사장이 성의를 표시해야 나머지 3.4.5.6호기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청와대에 인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현우씨가 ''각하께서 바쁘다''고 말해 이씨 사무실에서 그에게
20억원을 전해주도록 했습니다.

<>김 = 당시 돈은 인사치례 이외에 아산만 군기지공사도 함께 부탁하는
의미였습니까.

<>이 = 그렇게 볼수도 있습니다.

<>김 = 당시 대형공사의 발주에는 청와대가 사실상 내정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아니었나요

<>이 = 그런것 같습니다.

<>김 = 91년에 대호건설이 석유비축기지 공사를 하면서 이건사장을
알게된 후 이사장을 통해 노재우씨에게 50억원을 전달하도록 한적이
있습니까.

<>이 = 그렇습니다.

<>김 = 당시 노씨에게 돈을 제공한 뒤 보령화학발전소 아산만 군기지공사
평택 LNG공사등을 수주하는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입니까.

<>이 = 당시 노씨에게 돈을 준것은 대림을 호의적으로 봐달라는 취지
였으며 이를 변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김 = 노씨가 대통령으로서 직무상 재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랬다고 생각합니까.

<>이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해당 그룹이 우대를 받거나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돈을 준 것입니다.

이어 동부 김준기 회장을 상대로 김필규 검사가 16분간 신문했다.

<>김 = 87년 대선때 노씨 선거대책본부에 30억원을 제공하는등 그룹
차원에서 노씨의 당선을 위해 그룹차원의 선거운동을 한것이 사실입니까.

<>김회장 = 그렇습니다.

<>김 = 91년 1월중순 청와대내 상춘재에서 노씨를 만나 20억울 제공했는데
누가 주선했습니까.

<>김회장 = 본인이 직접 비서실에 연락했고 돈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김 = 금진호의원에게 부탁하지 않았습니까.

<>김회장 =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김 = 금의원의 아들 금한표씨를 통해 40억원을 전달한 것도 사실입니까.

<>김회장 = 그렇습니다.

<>김 = 당시 돈을 준 목적은 무엇이었습니까.

<>김회장 = 선거때면 기업이 관례적으로 성금을 내왔고 구체적인 부탁을
한것은 전혀 아닙니다.

아산만 군기지공사나 부산의 군정비창공사는 이미 우리와 연고권이 있어
부탁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대호건설 이건 피고인에 대해서도 역시 김필규 검사가 신문했다.

<>김 = 노태우씨와 이준용회장을 압니까.

<>이 = 재우씨는 6.25피난시절에 대구에서 만나 친구로 지내왔습니다.

이회장은 군납을 하면서 알게됐고 ''일맥회''모임에거 가끔 만났습니다.

<>김 = 대림의 50억원을 대신 전달한 것은 무슨 명목이었습니까.

<>이 = 재우씨에게 전달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아산만 군기지
공사는 대림이 수주해야 40%의 하청을 받을 수 있으니 협조해달라''고
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