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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14,15일 이틀동안 전경련회관 대회의실에서 "96년 세계경제진단
과 기업의 세계화전략"을 주제로한 세미나를 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EU 중국 아세안 러시아 동구 중남미등 세계 각국의
96년 경제정세를 분석하고 한국과의 바람직한 경협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세미나에는 유장희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을 비롯한 18명의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자로 나서 각국의 경제전망과 협력확대 방안을 폭넓게 진단했다.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글로벌화하고 있는 대내외 경제환경에도 불구,
한국은 미국 일본 등 특정국가에 과도하게 경제협력을 의존하고 있는데다
폐쇄적인 국내시장 보호 관행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해외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등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다지는 한편 폭넓은 마케팅전략을 추구해 경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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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희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기업들은 수십년에 불과한 일천한 역사와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선진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능가할 수 있을 만큼
고속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반도체 조선 가전 철강 자동차산업등은 생산력이 이미 세계1위
또는 7위권이다.

그러나 양적으로 고속성장을 해온 한국기업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의 현실 안주적 기업경영방식을 답습하면 무한경쟁시대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경쟁력보고서에따르면 한국기업은
기업경영면에서의 경쟁력이 조사대상 48개국중 2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화수준은 34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보고서의 객관성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한국기업의
세계화수준이 그리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우선 한국의 경우 기술개발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은 것이 사실이다.

국민총생산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비 비율을 보면 일본은 한국의 13배이다.

미국은 21배이며 독일은 7배이다.

또 한국기업의 대외경제관계가 특정국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기업활동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시말해 한국기업은 개도국에서 천연자원을, 선진국에서는 중간재를
들여와 중급조립기술로 가공처리해 미국등 선진국 시장에 수출하는
단선적인 체계를 탈피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와함께 한국은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해외직접투자및 외국인 투자의
비중도 낮은 편이다.

국내시장을 내국인의 몫으로 돌리는 폐쇄적 관행이 남아있다.

이같은 단선적인 대외경제활동및 폐쇄적인 국내 산업조직과 제도등이
한국 기업의 재도약 기회를 상실하게 만들고있다.

따라서 폐쇄성과 후진성을 극복하는 세계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세계화를 위한 선결조건은 국내적인 요인과 국제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찾아볼 수 있다.

국내적인 요인으로는 대기업은 물론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진출도 확대
되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도 인력의 해외연수를 통한 선진기술 습득에 적극 나서야하고
우수한 해외인력의 활용에 인색해서도 안된다.

외국의 중소기업 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망의 활용은 기본이며
중소기업들간의 정보교환도 활성화되야한다.

대기업은 체질개선을 통한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

전세계 소비자의 공통된 욕구를 반영하는 핵심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지고
현지 시장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펴야한다.

또 대기업은 기존의 다각화 전략에서 탈피해 장기적으로 전략업종을
선정해 자원을 집중 배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기업은 해외투자나 해외이전을 통한 글로벌화도 적극 추진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

임금상승으로인한 생산비증가로 노동집약적 산업의 생산기반을 저임금
지역으로 이전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또 대기업은 국내 고객뿐만이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고객들의 잠재욕구를
일깨우는 홍보와 가격전략을 수립해야한다.

세계화를 위한 국제적 선결요건은 국제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범세계적인 규범및 경제 질서를 적극 밀어주고 동참해야
된다는 것이다.

한국 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국가나 기업들과 가능한 광범위한
연계망을 형성해야된다.

현재도 국내의 유수기업들이 선진국에 진출해 현지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지만 이런 전략적 제휴는 전산업계에 확산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