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업협회는 증권거래법에 의해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증권유관기관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데다(지난 53년 창립)일부 자율규제권
까지 갖고 있어 친목단체 성격이 짙은 다른 협회보다 "목소리"가 큰 편이다.

재경원의 가이드라인내에서 형식적이나마 해외증권 발행및 회사채 조정업무
를 대행하고 있으며 자체 결의사항을 어긴 회원사에게는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또 증권당국의 지시에 따라 회원사 윤리교육을 실시하거나 각종 회의및
심포지엄등을 주최하기도 한다.

이와함께 산하 증권경제연구원을 통해 각종 증권정책 자료를 작성, 수시로
증권당국에 "상납"하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직원들은 증협이 매매약정대금액의 일부(1만분의 0.3)를
가만히 앉아 챙기면서도 증권당국의 대리인 역할에 자족한채 정작 회원사의
권익옹호을 위한 방패막이 역할에는 소홀하다고 불평하고 있다.

현재 직원이 1백88명인 증협의 상근임원수는 회장 상근부회장 상임고문
전무 상무이사(3명)등 도합 7명.

설사 업무 특성을 감안한다해도 직원 6백30명에 임원이 8명인 신영증권과
비교할때 증협이 올해 45억원대의 적자를 내게된 이유중 일부를 알수 있을
것 같다.

이같은 임원진 비대의 주범은 바로 "위인설관".

지난 93년 4월 회원사의 지지를 받고 선출된 연영규회장(60)은 전전임회장
김영일씨가 상임고문으로 예우를 받고 있음을 감안, 임기를 못채운 전임
강성진회장을 위해 상당한 보수등이 지급되는 명예회장 자리를 신설했다.

일본과 공동으로 아시아 증권관계자들의 모임인 "아시아증권포럼"을 탄생
시키고 투자자증권대학과 지회내 투자자보호센터를 설립한 공로가 있지만
<>증권업계대표로서 자율적인 의사결정능력 강화 <>협회회장의 증관위
위원 당연직화 <>장외거래업무 활성화등 숙원 과제 해결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윤정용상근부회장(59)은 지난 84년 증권거래소 이사에서 증협 상근이사로
옮긴뒤 임원으로만 11년째 장수하고 있다.

지난 88년 상무 3중임이 어렵게 되자 전무이사 직위를 만들어 그자리에
취임했다.

지난 92년에는 전무이사제를 없애는 조건으로 상근부회장 자리를 신설,
연속승진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이사대우제까지 만들어 증권경제연구원의 우영호박사와 이인섭
박사를 승진시켰다.

연구원측에 많은 연구과제를 안긴 재경원측의 "부담"을 이같은 방법으로
덜어줄 정도로 상황판단능력이 빠르며 업무추진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정강현전무(48)는 공채출신 임원중 선두주자다.

뛰어난 업무 파악능력을 바탕으로 총무부장 홍보실장등을 거쳐 지난 89년
상무이사로 임원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도 상무직을 중임, 3중임벽에 부딪히자 윤부회장이 없앤 전무자리
를 지난 3월 부활시켜 전무로 올랐다는 "흠"이 있다.

백상흠상무(47)는 업무부장을 거쳐 지난 94년 임원이 됐고 오정환상무(48)
도 조사부장 장외시장 관리실장등을 지내고 지난 8월 임원이 됐다.

서병운상무(59)는 정부의 조직축소로 지난 3월 국회입법조사관을 지내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인물.

부장급중에는 김형곤회원부장과 김명기업무부장이 증협의 발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증협직원들은 "재경원이나 증권감독원이 말로만 권한을 위양하겠다면서도
실천은 갖가지 명분을 들어 미루는 바람에 증권당국과 회원사사이에서
곱사등이 신세가 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들은 협회 규칙 제개정시 증권감독원의 승인권을 삭제하는등 진정한
자율규제권을 부여해준뒤 증협이 제역할을 다했는지 엄정히 평가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