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추이를 귀신같이 읽어내는 상호신용금고업계의 보기드문 금리전문가"

동부상호신용금고 김종읍대리(34.기획실)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김대리가 금고업계에 입문한 것은 지난 92년 8월.

지난 88년 동부그룹공채로 동부투자금융(현 동부증권)에 입사한후
동부증권에서 1년여 근무하다같은 계열사인 동부금고로 스카웃됐다.

그는 "금고영업이 낙후돼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 정도인 줄은
미처 몰랐다"고 당시 심정을 회상했다.

"정부가 정해준 금리(은행보다 3~4%포인트정도 높은 수준)로 예금을
받은 뒤 일률적으로 2-3%포인트의 마진을 남겨 대출해 주는 게 영업의
전부였으니까요"

김대리가 동부금고에 발을 내디딘후 처음 파고든 일은 금고업계의
금리연구.

"기업설비투자가 줄어들어 시중자금사정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금고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금리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현재 동부금고의 대출금리는 최저 연12.9%.이같은 대출금리는 동종업계
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은행및 투자금융등 다른 금융기관과도 금리경쟁을 펼수 있다는게 김대리
의 설명이다.

이런 금리전문가 김대리에게 최근 "만능재주꾼"이라는 별명이 새로
생겼다.

대리급이하 영업실적1위, 동부금고 2000년대 비전 수립, 동남은행과
연계한 펌뱅킹 도입등 영업.기획.전산등 거의 모든 업무에 능통하기
때문이다.

김대리의 1년평균 여수신실적은 65억원정도다.

금고업계 평균 20억원의 3배가 넘는다.

동부금고 직원평균 35억원보다는 두배가량 많다.

그는 또 지난10월 대형화와 우량화를 통한 지역은행으로 탈바꿈을
꾀한다는 내용의 "동부금고 2000년대 비전"도 수립했다.

여기에는 "대형금고는 영업권을 넓혀 덩치를 키우고 소형금고는 철저한
지역밀착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차별화전략이 바탕에 빨려있다.

김대리는 12월 들어서도 눈코뜰새없이 바쁘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동남은행과 연계한 펌뱅킹 개통이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펌뱅킹이 실시되면 동부금고 고객들은 전국 어느 은행 지점에서나
동부금고카드로 입출금 송금등의 업무를 볼수있게 됩니다.

온라인을 통한 송금 입출금등 기본적인 은행업무는 금고도 이젠 할수있는
것이죠"

김대리가 이렇게 여러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일주일에 섭렵하는 경제전문지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해 10여권에 이른다.

직장에서는 최근 입수한 정보를 주제로 동료들과 주1회 토론회도 열고
있다.

"공부하지 않는 금융인은 앞으로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김대리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등에서 선진금융기법을 배워 금융설계
(Financial Planning)분야의 전문가가 되는게 포부"라고 덧붙였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