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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재계 송년교류 "올스톱"..비자금파문 '흥안난다'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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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금"사건의 여진으로 재계의 연말 송년회가 대거 생략될 판이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재계와 정.관계 인사들간의 각종 송년모임이
    하나 둘 씩 열려왔음에도 올핸 올스톱된 상태다.

    한 해를 정리하는 전경련의 12월 월례 회장단회의도 올해는 무산됐다.

    비자금 사건의 뒤풀이가 간단치 않아서다.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을 빼고는 현역 총수들이 전원 불구속됐다지만
    삼성 대우 등 간판 그룹 총수들이 뇌물제공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서야 할
    판이다.

    기소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간에 "똑같은 뇌물제공 혐의를 받았는데
    왜..."라는 갈등의 소지가 남아있다는 얘기다.

    전경련은 계획대로라면 오는 12일(매달 둘째주 화요일)에 열게 돼 있는
    월례 회장단 회의를 이달에는 열지 않기로 했다.

    전경련측은 그 이유로 "특별한 의제가 없어서다.

    재계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그럴싸한 메뉴도 없으면서 회장단 회의를
    열어봐야 "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고위 관계자)고 설명했다.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외에도 회의를 열기 어려운 재계 내부의 복잡한
    속사정도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자금 소용돌이 과정에서 벌어졌던 일부 그룹간의 "역선전전"의 앙금이
    완전 가시지 않은데다 삼성 대우등 대기업그룹 총수가 비자금건으로
    기소돼 법정에 서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재계의 "심기"가 편치 않은 것이다.

    재계의 이같은 분위기는 정.관계 인사를 초청해 열었던 송년모임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전경련은 매년말 국무총리이하 장관 국회의원 등을 초청해 열었던 공식
    송년모임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입건된 총수와 불구속이지만 기소된 기업인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기도
    어색한데다 재판을 받고 있는 총수의 경우 당국자들과 송년 축배를 들
    기분이 나겠느냐는 것이다.

    재계의 연말연시 행사는 전경련 주최로 국무총리와 관계 장관이
    참석하는 연말 송년회와 대한상의가 대통령이 참석하는 가운데 주최하는
    신년하례회로 이뤄지는 게 상례다.

    그러나 올해는 송년 모임을 건너 뛴 채 "새 출발을 다짐하는" 신년회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개별 그룹들도 내부 송년모임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총수가 구속된 한보그룹은 오는 29일 저녁 사무실에서 간단한 다과회를
    갖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키로 했다.

    삼성 대우 등도 예년에는 새해 사업계획 발표회를 겸해 열었던 송년회를
    올해는 "건너 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떨떠름한" 연말 분위기를 정부의 "어정쩡한
    비자금사건 처리" 탓으로 돌렸다.

    "검찰이 총수들을 불구속해 어차피 "기업 관용적 수사"라는 말을 듣게
    될 바에야 기소에 대해서도 좀더 신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반
    불평반"의 목소리다.

    이래 저래 재계의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 같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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