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관록은 역시 큰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삼성생명은 8일 수원체육관에서 계속된 한국통신배 95-96 농구대잔치
여자부 풀리그에서 4연승 가도를 달리던 숙명의 라이벌 선경증권을
69-47로 제압, 초반 부진으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삼성생명은 3승1패, 선경증권은 4승1패.

시즌 초반 극도로 부진했던 삼성생명의 간판스타 정은순(1백87cm)은
1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20점을 기록, 높이나 득점력에서 상대 센터
정선민(1백85cm.6점4리바운드)을 한수 아래로 제압해 대스타 다운 면모를
보였다.

3년만의 정상을 노리는 삼성생명과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선경증권의
경기는 올시즌 농구대잔치 여자부 경기의 최대 하이라이트답게 시종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이어졌다.

삼성생명은 이날 베스트5 가운데 한현선 대신 김지은을 스타팅 멤버로
기용하고 유영주(16점), 강현옥(4점) 등 상대 외곽슈터들을 철저히
봉쇄하는 작전이 주효, 선경증권의 허를 찌르는데 성공했다.

삼성생명은 전반전 선경증권에 단 한개의 3점슛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정은순이 골밑에서 부지런히 득점에 가세, 29-22로 앞서 기분좋게
출발했다.

1년생 포워드 박정은(16점)의 3점슛으로 후반전을 시작한 삼성생명은
44-36까지 점수차를 벌렸으나 상대 가드 김지윤(16점)에게 골 및 돌파를
허용해 9분께 44-42까지 따라잡혀 승부의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이때 삼성생명은 왕수진(23점.3점슛 4개)의 3점슛으로 상대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손경원의 속공, 정은순의 골 및 득점으로 다시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12분께 선경이 제역할을 해내지 못한 센터 정선민을 벤치로 불러
들이면서 삼성생명의 페이스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신바람이 난 왕수진은 골밑에서 연속 3개의 가로채기를 잡아내고
어김없이 속공을 성공시켜 종료 3분전에는 이미 65-45, 선경증권을
추격 불능상태로 빠뜨렸다.

반면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선경의 주장 유영주는 전반 10분께
대잔치 통산 1천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한현선에게 철저히 묶인데다
후반 3분께 결정적인 패스미스 3개를 연속으로 저질러 경기를 망쳤다.

< 8일 전적 >

<>여자부 풀리그

삼성생명 69 (29-22 40-25) 47 선경증권
(3승1패) (4승1패)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