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한국조세연 연구위원>

[[[ 경쟁력 집중과 조세정책 <2> ]]]

일반집중(혹은 총괄집중)은 넓은 범위의 산업 또는 경제전체를 범위로
할 때 소수의 대기업군에 경제력이 집중돼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집단들은 거의 모든 업종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일반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집단이 왜 전문화하지 않고 끊임없이 문어발식 다변화를 추구하는가
하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대기업집단 다각화를 추구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대기업집단은 거래내부화 동기, 범위의 경제, 위험분산, 기업가적 동기,
진입특혜 등의 이유로 다각화를 한다.

또 대기업집단은 장기적 관점에서 잠재력 성장성 안정성등을 고려해
다각화를 추구하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시장상황이 매우 복잡해져 기업이 이를
장기적으로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인위적으로 다각화를 제한하고 전문화를 유도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일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일반집중도 시장집중과 마찬가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며,
세제상의 특별한 대책도 필요 없다고 판단된다.

다만 차입금이나 대기업집단내 기업간의 상호출자를 통해 무분별하게
다각화를 시도하는 대기업집단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공정거래법
과 여신관리제도 등을 통한 정부의 개입이 가능할 것이다.

소유집중은 소수의 대기업주들에 경제력이 집중돼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소유집중에 대한 비판은 첫째 소수에 의해 우리 나라 경제가 과두적으로
지배되고, 둘째 경제활동의 이익이 이들에게 독점적으로 귀속돼 소득분배
형평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켜야하고 또
소유분산을 유도해 부의 편중을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으나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에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산업의 예에서 볼수있듯이 그룹식 경영방식은 위험성이 높은 투자
결정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기업경영에 더 효율적이라면 대기업집단은
다른 대기업집단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국 스스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가 인위적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유도하기 보다는
대기업집단 계열기업의 기업공개를 촉진하는 한편 상속.증여세제를 합리화
하고 세정을 강화함으로써 소유분산이 장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연적으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