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 듣고 차도 마실수 있는 첨단 게임장"

홍익대 정문에서 왼쪽으로 100m쯤 걸어가면 현란한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입구에는 "충격적인 영상과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최첨단의 환상적인
데이트코스, 멀티미디어 게임방"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3DO 게임프라자" LG전자가 차세대 멀티미디어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아래 개설하고 있는 체인중 하나다.

지난해말 문을 연 이곳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곳이지만 기존 오락실
과는 전혀 다른 시설과 운영방식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젊은층을 유혹하고
있다.

깔끔한 실내에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중앙에 놓인 테이블
에서는 친구 혹은 연인끼리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즐긴다.

한쪽에 마련된 컴퓨터를 이용,숙제를 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물론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는 주목적은 컴퓨터게임.

게임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자동차경주 격투 야구게임에서부터 환상적인 영상을 연출하는 각종
시뮬레이션게임까지 없는 게 없다.

헤드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변의 소음 없이 게임에 몰두할수 있다.

게임기는 총 20대.

90여종의 게임이 갖춰져 있다.

요금은 30분에 2,000원.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회원이 되면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회원은 700여명. 회비는 없다.

이곳 홍익대점을 운영중인 한만옥씨는 "게임이 다소 어려워서인지
손님이 아주 많지는 않다.

그러나 와본 사람은 분위기와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매력을 느껴 계속
찾는다"고 전한다.

"3DO 게임프라자"는 이처럼 새로운 개념의 멀티게임방이자 복합문화
공간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전국의 체인점은 총 27곳.

"3DO게임프라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청소년의 탈선장으로
인식되던 오락실의 개념을 바꿔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

그러나 컴퓨터게임장은 유해업소라는 당국의 인식과 그로 인한 기존의
규정 때문에 적잖은 애로를 겪고 있다.

LG측은 "3DO 게임프라자"가 단순한 오락실과 다른 만큼 음반대여
사업으로 신청했으나 보건복지부에서 오락업으로 유권 해석을 내린 것.

이에 따라 대학로에 위치한 본점과 종로점은 구청의 재등록 지시로
휴업상태에 들어간 형편.

"기존의 시끄럽고 지저분한 소규모 오락실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제는 게임장도 단순한 오락실이 아니라 멀티미디어공간으로서
대형화 고급화되는 추세에 있죠"

LG전자 3DO사업팀 김기영 팀장은 따라서 내년에는 플라자의 수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얘기한다.

게임플라자사업에는 LG전자외에 현대 삼성 대우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현대는 대학로에 대형게임장 "조이뱅크"를 설립, 운영중이고 삼성과
대우도 각각 대형가족오락관 (테마파크)과 대형게임관 (어뮤즈먼트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