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5700이 KS규격으로 제정됨에따라 윈도95의 확장완성형을 둘러싼
논쟁은 끝날 것으로 보이나 기존의 KS규격표준인 KSC5601과의 호환성문제
등으로 인한 또다른 논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KSC5700은 ISO규격에따라 현대한글에서 쓰이는 1만1천1백72자를
가나다순으로 배열해 각각의 글자에 코드를 부여한 완성형과 고어를
포함한 한글자모 2백40자에 대해 코드를 부여한 조합형으로 구성됐다.

이에따라 지난 9월에 있었던 윈도95를 둘러싼 한글코드논쟁으로
불거진 한글 1만1천1백72자의 완성형코드내 배열이 한글어순을 따르는
것으로 결정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9월 한글윈도95의 한글코드로 기존의 KS규격인
KSC5601의 완성형표준에 포함된 한글 2천3백50자를 가나다순으로 먼저
배열하고 나머지 8천8백22자를 다시 가나다순으로 배열한 확장완성형을
채택키로 결정,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확장완성형에 대해 기존의 완성형(KSC5601)과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이 추가된 글자를 이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과는 달리 확장완성형은 한글창제원리를
무시하고 비효율적인 관리를 스스로 자초한 졸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시장독점 시도의 무기라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정보통신부도 확장완성형이 국가기간전산망에 사용되고 있는 KSC5601의
완성형표준과 호환성을 담보할 수 없어 데이터 교환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한글윈도95의 사용을 자제토록 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론에 밀려 9월말 확장완성형을 포기하고
기존의 완성형인 KSC5601만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KSC5700은 이같은 한글배열을 둘러싼 논쟁을 잠재울 것으로 보이나
또다른 한글코드논쟁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공진청이 1만1천1백72자를 가나다순으로 배열한 ISO규격과
일치하는 완성형코드를 KS규격으로 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을 때 국내
컴퓨터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업체들은 한글 2천3백50자를 가나다순으로 배열한 기존의 KSC5601과
새로이 제정될 표준과는 호환성이 전혀 없어 엄청난 정보자원낭비를
초래하고 기존의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를 전면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PC의 기본운영쳬계인 도스나 중대형컴퓨터의 운영체계인
유닉스등이 KSC5601의 완성형표준을 채택하고 있는 점을 볼때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공업진흥청은 이를 의식해 KSC5700을 KS규격으로 제정하면서 기존의
KSC5601도 활용도가 떨어지는 시점까지는 당분간 KS규격으로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소프트웨어업계 스스로 한글코드문제를 정리하도록 하겠다는 이같은
결정은 오히려 한글코드를 둘러싼 혼란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