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두번째인 전직대통령에대한 구속이 집행된 3일 아침 전두환전대
통령은 합천에서 압송돼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고향인 합천에 내려갔던 전씨는 초췌하고 침통한
표정으로 높다란 회색 벽안에 갇히었다.

<>.전씨를 태운 서울2버 4442호 검정색 프린스 승용차가 합천을 떠난지 4
시간만인 3일 오전 10시37분께 안양교도소에 도착했다.

승용차 뒷자리 검찰수사관 2명 사이에 푹 눌러앉은 전씨는 입을 굳게 다문
채 간밤에 잠을 설친 탓인지 초췌하고 침통한 표정.

전씨가 탄 승용차가 교도소 진입로에 들어설때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
합안양지부회원 15명이 "5.18학살자를 처벌하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든채
같은 내용의 구호를 외치며 뻥튀기 과자를 던지며 시위.

전씨는 처음 이들이 자시을 환영하는 사람들로 착각,손을 들어 응답하려다
당황해 손을 내리기도.

<>.12.12및 5.18특별수사본부는 전씨에대한 구속집행영장을 전씨가 머무르
고있는 합천 김규명씨(62)집에 도착한지 35분만에 완료 압송.

이수만서울지검 수사1과장을 팀장으로 한 검찰수사관 9명은 합천경찰서
경찰과등 병력 1천여명의 지원을 받아 3일 오전 6시께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 전씨집 앞에 도착한뒤 10분만에 집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수관관들이 전씨에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하기위해 집으로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동네 청년 10여명이 대문을 가로막고 진입을 막았으나 경찰은 "정
당한 법집행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여러분들의 행위는 불법행위다"라고 3차례 경고한뒤 병력을 동원,대문을
밀치고 수사관들을 들여보냈다.

이과장등 9명은 6시9분께 전씨가 있던 안방으로 들어가 법원으로부터 발부
받은 사전구속영장을 제시한뒤 26분만인 오전 6시35분께 전씨와 함께 밖으
로 나온뒤 대기하고있던 승용차에 태워 안양으로 출발.

<>.한편 전씨는 검은색 양복과 검정코트에 흰 목도리를 걸치고 검찰수사관들
과 함께 방을 나왔는데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집앞에서 차량에 탑승하기까지
50m를 뒤따르면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끈질긴 요구에 묵묵부답.

전씨는 수사관들이 양쪽에서 팔을 붙잡자 수사관을 향해 들릴듯 말듯 뭐라
고 말한뒤 순순히 승용차로 직행하면서 뒤쪽에 있는 친지들을 향해 손을 흔
드는등 여유를 보이기도.

<>.이에앞서 검찰이 영장을 집행하기위해 이날 오전 6시께 마을에 들어서
자 입구에서 밤새 술을 마시며 진을 치던 일부 청년들은 전씨가 머물던 집
입구로 달려와 들어눕는가하면 수사관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지역주민들은 영장집행 과정에서 큰 물리적 저항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는데
막상 영장이 집행되자 "우리대통령이 무엇을 잘못 했느냐""전대통령 재직시
에는 물가도 안정되고 범죄도 없었다"며 큰소리를 지르기도.

<>.검찰수사관의 합천 도착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1시간이상 늦어졌는데 이
는 합천에 머물며 대책을 숙의하고있던 장세동씨등 핵심측근들을 먼저 만나
협조를 당부했고 측근들은 전씨에대한 예우를 부탁했다는 후문.

장씨등 측근들은 검찰 수사관이 영장을 집행하기위해 방안으로 들어간지
10분후에 집으로 들어가 영장집행및 연행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기도.

이들은 영장이 집행된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회피.

<>.전씨에대한 사전영장이 집행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서울 연희동 전
씨집은 절망감과 적막에 휩싸였다.

전씨가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귀향한 2일 이후 이날까지 전씨 집에는
단 한명의 내방객도 없이 부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만씨 내외만이 외부 출입
을 삼간채 가장없는 집을 지키고있는 상태.

꼬박 밤을 새운듯 지친 목소리의 비서진들은 "안채 분들은 평상시와 다름
없는 모습들인 것 같다"라며 애써 태연해 하려 했으나 침통함을 감추지못하
는 표정.

<>.전씨 고향인 경남 합천군 내천리 마을 사람들은 2일 오후 2시30분께 도
착했다가 3일 오전 6시35분 영장이 집행되기까지 채 하루도 되지않는 짧은
시간동안 마치 악몽을 꾼것 같은 허탈감을 떨치지못하는 표정들.

특히 이곳 주민들은 전씨의 고향방문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수사
관들과 몸싸움을 벌인것으로 전해지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주민들의 진심
이 잘못 알려졌다는 반응까지 보이기도.

김모씨(36)는 "우리는 전씨에대한 사법처리에 관해 상세히 알지는 못한다"
면서 "그러나 한때 대통령을 지낸 분이 고향을 방문한다고 하기에 이를 환
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윤모씨(65)는 "전씨가 선영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듣고 최근 동향과 관련해
궁금한 심정에서 전씨를 보기위해 나갔던 것이지다른 뜻은 없었다"면서 고
향을 지키는 몇몇 사람들이 고향에 돌아온 어른을 환영한 것으로 이해해달
라"고 주문을 하기도.
<김남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