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비자금과 5.18 소용돌이에 휘말려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보그룹 정태수총회장의 구속과 함께 급락했던 주가가
1일엔 반등했다가 2일에는 검찰소환에 대한 전두환 전대통령의 강경반발로
다시 7.77포인트 하락했다.

비자금의 악재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전 전대통령의 강경발언이
새로운 장외악재로 등장, 투자심리를 다시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자금파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증시는 이번주에도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종합주가지수로 보면 전저점 근처인 920과 950선 사이를 횡보하며
바다을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의 비자금수사결과가 발표되고 나면 일시적 반등도 기대되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찰소환에 대한 전씨의 정면거부발언은 검찰의 강경대응과 정치권의
경색을 불어와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4일로 예정된 비자금수사결과발표는 비자금 파문을 마무리하는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전씨의 정면거부반응은 대선자금 5.18특별법
제정문제에 대한 논란을 가증시켜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도 경기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경기 급하강에 이어 최근 일부 민간연구소에서는 경기 정점이 이미
지났다는 견해까지 내놓고 있다.

수급상황 등 증시내부요인도 밝지는 못한 편이다.

주식을 외상으로 산후 갚지 않고있는 신용잔고는 지난주말 현재
2조4천여억원으로 고객예탁금(2조3천2백82억원)을 웃돌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실시를 앞두고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으나 일선증권사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을
감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25일과 75일 이동평균선은 역배열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거래량주가상관곡선도 좌하향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매도신호를,
삼선전환도 역시 긴음선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대신증권 황시웅 실장은 "정치권의 불안으로 이번주 증시를 낙관하기는
힘들다"며 보유쥬식을 현금화한후 재매수시점을 관찰하는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유근성 투자분석부장도 "종합주가지수보다는 최근 주도주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교보증권 김종서 투자분석팀장은 "전 전대통령의 강경발언으로
정치권의 정국수습수순이 오히려 빨라질 것"이라면서 주중반이후에는
주식시장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실세 금리가 계속 크게 떨어지고 있고 세계경기의 상승세로
내년경기도 일정 수준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주후반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연말쯤에는 연초수준까지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투자전략 >>>

증권전문가들은 이번주에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다소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할 것을 권유했다.

주가가 오르면 매수보다 현금화전략을 고려해볼 것을 권유했다.

쉬는것도 한 가지의 투자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난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가 급변할때 오히려 높은 수익을 낼수
있다면서 최근 거래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내수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유근성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주도주가 유량대형주에서 도시가스 에너지 금융주 등 내수관련주로
옮아가고 있는 저믈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들 종목의 물량확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병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