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앞둔 지금 동서냉전의 종식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규범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에서 경제적인 이슈로 전환되었다.

특히 95년에 들어 WTO체제 출범으로 세계교역환경은 자유무역체제로 진행
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EU NAFTA등 세계 경제권이 지역화되어가는 현상 또한 같이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의 세계경제 환경은 치열한 경쟁전개와 함께 지역
경제권별로 서로를 차별하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과 변신이 필요하다.

우리의 변신노력은 총체적 경쟁력 확보를 궁극적인 지향목표로 하여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생존전략중 이 시점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주요 산업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기업화 현상이다.

원거리 통신, 항공산업분야 등에서의 기술발달로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으로
좁혀졌고 이러한 지리적 장벽의 해소로 세계경제는 국경의 개념이 희박해진
소위 국경없는 경제(BORDERLESS ECONOMY)형태로 이행되고 있다.

국제적인 차원의 통합된 조직을 갖춘 초국적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 산업구조의 변화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시말해 글로벌화하고 있는 산업구조 변화의 과정에 참여치 못할 경우
낙오되어 영원히 뒤처질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심각한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기업의 변신은 단순한 의지나 구호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며 지금부터라도 전략적인 토대 위에서 하나하나 계획을 세워 실질적
이고 구체적인 액션에 착수해 나가야 한다.

그중에도 특히 다음의 두가지가 무엇보다도 먼저 고려되어야 할 사항인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글로벌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시각을
갖고 세계 현지로 사업영역을 강력히 확대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현지 밀착형 경영전략을 추진해 지역특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한
뒤 지역별 비교우위 요소를 발굴하여 통합시켜 나가야 하겠다.

<>지역본부제의 도입 <>현지 독립경영체제의 확립 <>현지전문경영인의 육성
등을 통해 현지실정에 맞는 경영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금융 물류 정보 상품 인력 등 제반 경영요소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합하여 최고의 경영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계속적인 인프라 구축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경영기법의 도입과 함께 해외 현지금융
을 활용한 원활한 자금조달, 세계 유통중심지에 물류 거점 확보, 육상 해상
항공 등을 효과적으로 묶는 체계적인 물류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대기업집단형태의 산업조직으로 발달해
왔으므로 여타 개도국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글로벌화를 조직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특히 대기업들이 우리나라의 글로벌화 전략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감으로써 개별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치열한 세계 무역환경을 함께 헤쳐가야만 할 중소기업 역시
대기업과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상호협력관계 강화를 통해 호혜적인 동반
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긴요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