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반사무원의 월급으로는 16인치 컬러TV는 20개월치를, 카메라는
5개월반치를 고스란이 모아야 살수 있으며 그나마 공산품 공급이 모자라
정부가 정한 값보다 수십배 높은 값에 암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값은 암거래가격이 국정소매가격보다 2백53배나 높아 남한보다도 5배
이상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북한의 상황은 통계청이 국내외 북한관련기관과 북한이 직접 작성한
각종 통계를 기초로 28일 발간한 "남북한 경제사회상 비교"에 나타난
것이다.

이 책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0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 작년말
1인당 국민소득(GNP)이 9백23달로로 남한(8천4백83달러)의 9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비교됐다.

남한의 지난 77년(1천11달러) 보다도 낮은 수준인 셈이다.

전체 국민총생산은 남한(3천7백69억달러)의 5.6% 인 2백12억달러, 연간
무역규모는 남한(1천9백85억달러)의 1.1%인 21억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군사비 지출규모는 남한(1백10억3천만달러)이 GNP의 3.5%인데 비해
북한(56억6천만달러)은 56.6%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회지표를 보면 아직 노인인구비중과 평균수명이 짧고 영아사망율이 높아
경제뿐 아니라 사회전반의 수준이 남한보다 크게 뒤쳐져 있음이 확인됐다.

이혼 건수는 남한(87년기준 4만4천5백85건)의 9분의 1인 4천2백31건이
불과해 인구규모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남한의 이혼율이 5배정도 높은 것으로
비교됐다.

경제여건은 크게 취약해 남한이 94년에 연간 3백15만대를 생산한 자동차를
북한은 3만3천대를 생산하는데 그쳤으며 여전히 농업과 광업의 비중이 37.3%
(남한은 7.3)에 이르고 있다.

농산물 뿐 아니라 공산품공급이 달려 쌀은 국정소매가격이 한국돈으로 kg
당 27원이나 6천8백20원에 암거래돼 남한(1천3백13원)보다도 엄청나게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 91년말의 달러환율을 기준으로 환산, 북한돈 1원을
남한돈 3백14원으로 보고 계산한 것이다.

국정가격이 kg당 2천3백원인 돼지고기는 1만2백30원, 4백77원인 치약은
2천7백28원, 8백18원인 소주는 6천8백20원에 각각 암거래돼 남한보다도
높은 값을 형성하고 있다.

공산품은 더해 16인치 컬러TV는 국정가격이 51만5천원이나 6백82만원에,
자전거는 13만6천원이나 1백36만원4천원에 암거래되는 실정이다.

일반사무원의 한달치 월급(남한은 51만9천원, 북한은 북한돈으로 70원
기준)으로 살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면 쌀은 남한에서는 3백95.3kg을 살수
있는 반면 북한에선 겨우 암시장에서 3.5kg을 살수있는 형편이다.

카메라는 국정가격으로는 5.5개월치 값이나 암시장 가격으로는 14개월치를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사무원의 월급으로는 선풍기 한대도 못사는 상황(0.88대)이며 냉장고는
9개월치를 모아야 하는 실정이다.

<안상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