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아파트는 처음에는 이름만큼이나
생소하여 많은 일화를 갖고 있지만 이제는 도시는 물론이고 농촌에까지
확산되어 새로운 아파트문화가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전통적인 주거환경이 변화되면서 우리의 이웃사랑의 모습도
많이 변질되어 왔으며 그런 와중에서도 이웃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모임도 적지만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모임의 대부분은 부인들끼리의 모임이 고작이었지만
필자가 이번에 소개하려는 모임은 아빠들의 모임으로 강남구 대치1동
주공고층아파트에 같이 살면서 대도국민학교를 같이 다닌 딸 아이들을
매개로 하여 시작된 "애비 마음회"이다.

"회"라고까지 부르기엔 너무 인원이 적고 하지만 이 모임의 열정이나
내용만큼은 어느 모임 못지않게 뜨겁고 줄기차다.

이 모임의 첫 발단은 89년부터로 약 6년이 되었고 이제는 부부는 물론
각 가정의 2명씩 자녀들까지 준회원(?)으로 자동 입회되어 총16명이
정기적인 산행은 물론 볼링 노래방 여름휴가 동행등 형제와 같은 우애로
큰 뿌리를 내리고 있다.

회원을 보면 늘 과묵하지만 모임의 큰 동기를 부여하는 진아아빠
(코오롱업무부자장 허남춘씨), 술과 사람이 있는 곳에서라면 언제나
회사 자랑으로 무장된 승현아빠(대우건설 현장소장 차용규씨), 그리고 늘
유머스려운 말씨로 아이들 한테 인기만점인 지은아빠(남양유업 홍보실장),
그리고 윤순아빠인 필자이다.

지난 여름 휴가철에는 가졸들 모두가 동행이 되어 속리산 화양동 계곡과
충주 단양까지 다녀오는 긴 휴가도 같이 보내고 이제 몇주후면 모든
식구들이 모두 참여하는 망년회도 할 계획이다.

모임때면 꼬 2차가 있을테고 그때를 위해서라도 올해는 신곡하나 쯤은
준비해 나가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싶어 테이프를 하나 준비했다.

윤순아! 아빠의 신곡은 "상상속의 너".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