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파랑 녹색재킷, 청바지처럼 물빠진 갈색코트.

가죽이 바뀌었다.

가죽제품하면 반들반들한 검정색 가죽점퍼만을 연상하던 시절은
지난지 이미 오래.

점퍼뿐 아니라 롱코트 하프코트 쇼트재킷 핫팬츠 등 다양한 스타일과
빨강 노랑 흰색 분홍등 밝은 색상의 가죽제품이 올겨울 쇼윈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가죽은 부드럽고 광택이 흘러야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워싱처리를
통해 10년쯤 입은듯한 무광택가죽이 유행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디스트로이""디스트레스"로 불리는 가공을 거친 무광택가죽은 표면이
거칠고 뻑뻑해 특히 10대후반~20대초반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60~70년대 복고풍의 유행과 함께 히피룩을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인조모피 코트,번들번들한 광택을 살린 인조가죽
재킷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있다.

패션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을 "가짜를 가짜 그대로 드러낼줄 아는
젊은이들의 발랄한 감각"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다른 특수소재로 표면에 금박을 뿌린듯한 "크리스털 누박", 코팅처리를
한 "나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전체가 아닌 부분에만 인조털을 덧대는 것(일명 "트리밍"처리)도
눈에 띄는 유행경향. 칼라 소매끝 치맛단에 밝은색 인조털을 덧대면
포근한 느낌을 준다.

인조가죽의 무스탕제품에 인조털을 댈 때는 꼬불꼬불한 엉킴을 만들거나
털을 잘라내 거칠게 처리함으로써 천연털과 다른 잔 재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

< 조정애기자 >

<<< 인조가죽 특징 >>>

인조가죽의류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가격이 천연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다는 것.

인조가죽 재킷은 대개 10만~20만원으로 이는 천연제품의 3분의1선이다.

또다른 장점은 손질하기 편하다는 것.

천연제품이 눈 비오는 날이면 사람보다도 옷에 더 신경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비닐 나일론계통인인조제품은 외출에서 돌아온 뒤
타월로 닦기만하면 되므로 손질하는 수고를 거의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한편 인조제품은 무게도 천연제품의 65%정도로 가볍다.

인조제품은 또 천연제품에 비해 훨씬 더 풍부한 색감을 낼수 있다.

천연가죽은 염색에 한계가 있지만 인조가죽은 일반직물이 내는 거의 모든
색으로 물들일수 있다.

이에따라 올겨울에는 원색은 물론 호랑이 얼룩말등 동물무늬,
만화주인공이 프린트된 인조가죽제품이 의류매장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