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서울 종로구낙원동 전통문화연구회 강의실은 요사이 쌀쌀한 날씨가
무색할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있다.

수능시험이 치러지던 22일 수강과목은 "논어".

강사의 낭독에 따라 40~50대 주부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들이
손주뻘되는 대학생들과 함께 한구절 한구절씩 목청 높여 읽어나간다.

"고전을 배우자".

최근 대학과 직장을 중심으로 한자학습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고전강좌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찾는 사람은 주부 대학생 직장인 정년퇴직자 등.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전강좌를 실시중인 곳은 "전통문화연구회"
"유도회" "유교사상연구원" "선비학당" "도올서당"등 10여곳.

88년 고전문화에 대한 인식의 저변확대를 목표로 설립된 "전통문화연구회"
(회장 안병주)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초교양과정부터 고급과정까지
체계적인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2개월단위로 실시하는 강의내용은 사자소학 추구 명심보감 동몽선습
격몽요결(이상 기초과정), 소학 논어 (이상 중급반), 논어 맹자
고문진보(이상고급반) 등 고전전반을 포괄한다.

수강생은 주부층, 정년퇴임한 전직교사, 직장인, 대학생 등 다양하다.

특히 주부층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논어"를 수강하고 있는 이영희씨(42.주부)는 "한자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 평소 생활에 불편이 많았는데 2년째 듣고 나니 이젠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며 "고전을 통해
새로운 삶의 지혜를 얻게돼 기쁘다"고 털어놨다.

전통문화연구회는 방학을 맞아 수능시험을 끝낸 학생과 직장인을 위한
기초과정반을 별도로 개설할 계획이다.

수강료는 4만~8만원(초급반은 무료).

762-8401.

지난 68년 설립돼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도회"(원장 홍찬유)는
사서삼경을 중심으로 도덕경, 장자, 시화, 한시 등을 강의한다.

오전.오후.저녁반으로 나눠 총10개강좌가 마련돼 있다.

현재 수강생은 100여명. 주부, 대학생,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수강료는 3만원.

734-1637.

성균관대 부속기관으로 89년 설립된 "유교사상연구원"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2개월과정의 한문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내용은 사서와 명심보감.

선발절차를 거쳐 수강생을 선발하는데 인원은 60~70명.

수강료는 5만원(2개월).

765-0501.

이밖에 성균관 유교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선비학당"도 논어를 강의하는
경전반을 운영하고 있다.

8주단위로 주1회 강의. 수강료는 4만원.

742-1437.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