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의 김윤환대표위원이 지난 2월의 김종필당시대표처럼 "팽"될 것인가
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명을 바꾸기로 한데이어 지도체제도 그에 걸맞게 개편돼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세차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삼대통령이 24일 5.18특별법 제정을 지시, 사실상 5,6공 세력과의
단절을 선언함으로써 지도체제도 바뀔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김대통령은 대표교체를 비롯한 민정계에 대한 물갈이설로 동요가 증폭되자
25일 김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5.18특별법제정의 취지는 주모자급에 대해
처벌하자는 것이지 5,6공에 참여한 정치인들을 배제하겠다는 뜻이 아님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김대통령의 언급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당내 인사는 거의
없다.

3당합당의 중심축이었던 노태우전대통령이 구속수감되고 정치권의 일대
혁신을 추진해야할 김대통령이 당내에서 5,6공세력의 상징적 인물이라 할수
있는 허주를 과연 새로 출범하는 "YS당"의 간판으로 둘것이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허주호가 침몰하는 순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정반대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JP를 쫓아낸뒤 지방선거참패를 경험한 김대통령이 내년4월총선에서
김대중씨와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여야하는 마당에 그를 내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설령 허주가 JP처럼 탈당하지는 않더라도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민자당이
전멸하는 상황이 될것이라는게 선거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25일의 청와대 독대이전까지만해도 "지도체제개편은 총재의 고유
권한이며 총재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회동후 표정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이날 빠른 시일안에 지도체제의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점은
시사했다.

하지만 내년1월에 가서도 지도체제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위원회가 소집될 내년 1월말 또는 김대통령이 자신의 구상을 확실히
밝히는 시점까지 지도체제변경문제를 놓고 지난 1월과 같은 풍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