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이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지난 65년 현대건설이 태국에 진출, 해외건설시장에 첫발을 디딘 이래
지난해에는 해외건설수주액이 75억달러, 올해에는 1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에는 중동시장이 우리나라 전체 해외건설
수주의 약70%를 차지했으나 94년에는 31%로 감소한 반면 동남아시장은
70~80년대 18%에서 94년 60%로 증가함으로써 최근 우리나라의 주력시장이
중동에서 동남아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다변화측면에서는 특정지역시장의 절대 의존현상이 90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해외건설이 더높은 도약을 위해서는 시장다변화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가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장은 나라별로 수십억달러의 각종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잇따라
발주함에 따라 우리나라 해외건설수주액의 60%를 이곳에서 건질 정도로
국내건설시장의 주요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초첨을 둔 "VISION 2020"계획과 제6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91~95)을 연계시켜 인프라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경제하부구조발전 5개년계획(95~99)에 따라 모두 530억달러를
투입, 통신 수송 발전시설및 상하수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태국은 총 26조2,000억달러가 소요되는 제7차 5개년 개발계획(92~96)을
추진중이며 필리핀은 2000년대 신흥공업국으로의 진입에 대비, 95~98년
4년간 모두 167억달러를 투입해 에너지.전력, 수송분야의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사이공 롱탄~봉타우간 고속도로등 도로신설및 개보수, 교량분야에
25억달러를 투자하는등 2000년까지 현행대비 GDP 2배증대를 위해 대규모
국책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포스코개발이 업무용복합빌딩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짓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베트남최대의 철강생산공장인 "VPS Rolling Mill"을
완공했다.

일본은 지난해 건설투자가 7,037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세계최대 건설시장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까다로운 발주제한과 제도적인 장벽으로 한국건설
업체는 단순공사시공등 제한적인 진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은 지난 72년 발주자의 보호와 건설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건설업체허가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엄격한 허가요건과 업체간
담합, 조달절차의 불투명성으로 외국업체의 진출은 극히 부진한 상태이다.

지난 70년대 "중동신화"를 안겨줬던 중동건설시장은 80년대초 지역분쟁과
유가하락등으로 공사발주량이 급격히 감소하다가 88년을 고비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특히 88년의 이란.이라크 전쟁종식과 유가안정에 따른 낡은 시설의 확장및
산업플랜트등을 중심으로 발주액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지역에서는 노동집약적 공정에서 점차 기술집약적인 플랜트부문 발주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나 중동국가들의 자국화추세가 새로운 장벽으로 등장
하고 있다.

90년이후 한국업체들이 수행할수 없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다수 발주됐으며 이들 발주공사중 절반가량을 자국업체가
수주하는등 자국화비율은 높은 편이다.

유럽은 시장단일화추진에 따른 파급효과로 역내국간의 건설업체 교류및
건설공사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어서 국내건설업체들의 잠재 진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최대규모의 미국건설시장은 그동안 침체돼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경기
활성화로 새로운 호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들어 미국건설시장에 현지법인이나 지사설립형태로 진출한
건설업체는 40여개에 달하고 있다.

세계에서 건설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8%에 이르고 있으며
건설투자중 민간공사가 전체의 74%로 건설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민간공사중에서도 주택투자가 6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93년말 기준으로 주택착공건수는 114만건에 달하고 있다.

지난 79년이후 경제개방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은 84년 시장경제를 도입,
매년 20%이상 건설투자를 늘려왔다.

제9차 5개년계획(96~2000)수립시 우선순위를 SOC확충에 두고 자금과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는데 향후 10년간 중앙정부차원의 SOC확충에만 현재의
2배수준인 5,000억달러이상 투입될 예정이어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설계와 시공의 엄격한 구분으로 턴키베이스발주가 불허되고 원청.
하청의 유기적 연결고리가 없어 외국업체의 경우 원청참여가 제한되는데다
국제차관공사를 제외한 내자동원공사는 현지업체에만 참여를 허용하는등
제도상의 장벽이 높다.

또 성, 시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의 경우 지방정부와 합의가 된후에도
중앙정부및 은행등으로부터 승인을 거쳐야 하는등 사업승인기준이 까다롭고
투자이익환수가 어려워 포스코개발이 상해포동신구내에 짓고 있는 1억
8,600만달러 규모의 오피스및 상업빌딩 "실버크라운타워"등을 제외하면
국내건설업체들의 진출은 부진하다.

러시아와 동구권 호주 아프리카등은 아직까지 국내건설업체의 진출이 부진
하다.

이들 국가는 시장경제원리도입이후 급속히 건설규모가 팽창하고 있지만
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치상황이 불안하고 자금조성능력이
낮다.

동유럽은 폴란드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국건설업체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서유럽국가들의 점유율이 높고 자재난및 장비난이 진출
장애로 지적되고 있다.

호주는 2000년 올림픽이 개최되는 시드니를 중심으로 부동산투자가 활발히
추진되는등 올림픽특수가 일고 있어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 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