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 하이웨이] 돈키호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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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스페인작가 세르반테스가 쓴 풍자소설의 주인공이었던
"돈키호테"는 당시 쇄락한 기사도 정신을 일깨운 이상주의자였다.
이 소설은 돈키호테가 종자인 산초를 데리고 자신의 이상형인 여인을
구원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면서 겪었던 갖가지 사건을 그리고 있다.
당시 일부 에서는 돈키호테가 잃어버린 기사도 정신을 다시 되살렸다고
평가했으며 한편에서는 지나친 광기와 몽상으로 실패와 패배의 과정만을
그린 우화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몇달간 국내 컴퓨터 유통업계는 세진이라는 태풍의 핵을 만나
뜨거운 몸살을 앓았다.
세진은 "초가격파괴" "평생 무상교육" "무료 AS" 등을 내걸고 기존
컴퓨터 유통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세진의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히며 큰소리로
"어서 오십시오"라고 인사를 하는 세진 직원들에게 감동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세진의 경영방식은 기존의 컴퓨터 유통업체들과 대기업 직영점들이
못했던 부분이다.
세진은 분명 이전에 누구나 알고 있었으나 감히 실행하지 못했던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내세웠다.
그러나 세진은 지난 몇달동안 기존업계의 시각으로는 한없이 위태로운
공중곡예를 계속해왔다.
자금운영이나 제품생산등에 있어 세진은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와 같은 모습을 보여줘 소비자들과 관련부품 공급업체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AS를 의뢰하면 제품 일련번호조차 찾지 못하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교육은 번번히 일정이 바뀌었다.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제품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자사 제품과
대우통신 제품을 주로 구입토록 해 진정한 의미의 양판점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
고객의 입맛을 돋구는 명분을 먼저 제시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의
것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명분을 내재화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다.
그같은 노력과 고민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차라리 말하지 않음만
못하다.
여하튼 세진은 국내 컴퓨터업계에 많은 숙제를 남겨놓았다.
돈키호테의 이상을 실천하는 것은 이제 관련업계 모두의 몫이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
"돈키호테"는 당시 쇄락한 기사도 정신을 일깨운 이상주의자였다.
이 소설은 돈키호테가 종자인 산초를 데리고 자신의 이상형인 여인을
구원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면서 겪었던 갖가지 사건을 그리고 있다.
당시 일부 에서는 돈키호테가 잃어버린 기사도 정신을 다시 되살렸다고
평가했으며 한편에서는 지나친 광기와 몽상으로 실패와 패배의 과정만을
그린 우화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몇달간 국내 컴퓨터 유통업계는 세진이라는 태풍의 핵을 만나
뜨거운 몸살을 앓았다.
세진은 "초가격파괴" "평생 무상교육" "무료 AS" 등을 내걸고 기존
컴퓨터 유통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세진의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히며 큰소리로
"어서 오십시오"라고 인사를 하는 세진 직원들에게 감동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세진의 경영방식은 기존의 컴퓨터 유통업체들과 대기업 직영점들이
못했던 부분이다.
세진은 분명 이전에 누구나 알고 있었으나 감히 실행하지 못했던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내세웠다.
그러나 세진은 지난 몇달동안 기존업계의 시각으로는 한없이 위태로운
공중곡예를 계속해왔다.
자금운영이나 제품생산등에 있어 세진은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와 같은 모습을 보여줘 소비자들과 관련부품 공급업체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AS를 의뢰하면 제품 일련번호조차 찾지 못하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교육은 번번히 일정이 바뀌었다.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제품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자사 제품과
대우통신 제품을 주로 구입토록 해 진정한 의미의 양판점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
고객의 입맛을 돋구는 명분을 먼저 제시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의
것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명분을 내재화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다.
그같은 노력과 고민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차라리 말하지 않음만
못하다.
여하튼 세진은 국내 컴퓨터업계에 많은 숙제를 남겨놓았다.
돈키호테의 이상을 실천하는 것은 이제 관련업계 모두의 몫이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