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 12월 3일, H아워 오전 8시 20분".

삼성그룹 인력관리위원회가 내달 3일로 예정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D-10일" 작전에 돌입했다.

학력철폐제도로 사상 최대규모로 몰린 입사 지원자 덕택에 전례없는
"채용관리"가 필요해졌기 때문.

그룹의 올해 하반기 채용규모는 3천명.

반면 지원자는 4만5천명에 달했다.

그룹 창설이래 최고의 경쟁률(15대 1)을 보인 것.

올해 지원자중 고졸지원자는 전체의 12%선, 전문대졸 지원자는 19%선에
달한다.

지원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학력철폐라는 제도의 유효성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SSAT가 철저한 "보안"과 "경비"속에 준비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준비완료된 것은 시험고사장과 시험감독요원.

고사장으로 서울지역 14개교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0개 중고등학교를
마련했다.

올해의 경우 TOEIC시험을 병행하기 때문에 방송시설이 있는 중.고등학교를
우선 선정했다.

시험감독요원도 사상 최대규모다.

정규 감독요원(1천명)과 보조 감독요원(1천5백명)등 2천5백명을 계열사
직원중에서 차출키로 하고 곧 통보할 계획.

SSAT 출제와 문제지 수송도 군사작전을 방불케한다.

문제은행중 최종 2백개 문항을 확정하기 위해 조만간 외부 교수진등
10여명으로 출제위원회를 구성, 서울근교 모처에서 합숙에 들어간다.

문제 선정이 끝나면 곧 12월1일에 인쇄에 들어가게 된다.

인쇄소 직원들도 출제위원들과 마찬가지로 출입이 통제된다.

인쇄된 시험지는 보안차량(탑차)10여대를 통해 각 고사장으로 배달될
예정이다.

시험지 수송엔 계열사인 한국안전시스템 요원이 동승해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한다는 계획.

지원자가 몰리는 덕분에 채용관리비용도 어쩔수 없이 늘어나게 됐다.

올해 채용관리비용은 예년의 4~5배인 5~6억원수준에 달할 것이라는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