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자금수요가 줄어들면서 마땅한 자금운영 방안을 찾지 못한 일부
시중은행들이 수백억원의 여유자금을 금리가 높은 상호신용금고에 예치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감독원장이 제정한 "금융기관 일반업무 감독규정"에 명시된
"고유업무"나 "부수업무"등 금융기관 본연의 업무에서 벗어나는 것이어서
위규시비가 일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들은 돈이 남아돌자 주변 상호신용금고
를 찾아가 만기1~2년짜리 연14%안팎의 정기예금에 20억~수백억원씩 예치해
놓고 있다.

H은행의 경우 <>강남구 신사동의 S상호신용금고에 만기 2년짜리 정기예금
1백억원 <>같은 지역의 B상호신용금고에 1백억원 <>서초동의 J상호신용금고
에 20억원 가량을 각각 예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K상호신용금고에는 이 은행 말고도 2~3개 시중은행들이 20억~30억원씩
정기예금을 해놓고 있으며 이밖의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신금업체들에 자금을
예치해 놓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은행관계자들도 "최근 신탁부나 자금부에 1년만기 정기예금에 예치하면
연14%를 보장한다는 신용금고의 홍보물이 오고있다"며 "대부분 은행들이
신용금고를 이용하고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은행법상의 규정을 피하기 위해 처음에는 증권사나 투.종금등
단기금융업체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들 기관을 통해 신금업체들에 자금을
예치하는 편법을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은행 신탁부라는 이름으로 직접
자금을 예치하고 있다.

신용금고들은 한국은행법 10조및 은행법 4조에 명시된 금융기관에 포함되지
않아 제1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할수 없게 돼있다.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만일 은행이나 기타 금융기관들이 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활동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감독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나 지금까지
신금업계에 자금을 예치하는것과 관련해 문의해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