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은 노 전대통령에 대한 영장이 발부됐던 전날의 황망했던
분위기와 달리 16일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향후 사태추이를 관망하는
모습.

대우는 특히 이날 이현우 전청와대 경호실장의 영장에도 "진해 잠수함
기지"건이 적시되자 "결국은 노씨가 이 사업 하나로 대우와 동아간에 경쟁을
붙여가며 대가를 요구했던게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최고 권력자가 돈을
요구하는데 어느 기업이 안주고 버틸 수 있었겠느냐"고 당시 상황이 불가피
했었음을 강조.

동아그룹도 "당시 대기업들은 권력층의 조종에 놀아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나마 진해 잠수함기지의 경우 우리는 결과적으로 수주를 못했으니 그때
건네진 돈도 뇌물이 아닌 사례금 성격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

이 두 그룹은 특히 "검찰이 굳이 여러 기업을 명시하지 않기 위해 "진해
잠수함기지" 하나로 노,이 두사람에 대한 영장을 작성한 것같다"며
"그렇다면 노씨의 영장에 대우와 동아가 적시됐다해서 이회사가 반드시
사법처리대상은 아닐 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한편 쌍용그룹은 김석원 전회장이 이 전경호실장에게 6천만원의 뇌물을
줬다는 영장내용에 대해 "이권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나 별 문제가 안될
것"이라는 반응.

< 임혁.심상민기자 >

<>.이현우전청와대경호실장의 구속영장 내용중 "보령화력발전소 수주와
관련 2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부분과 관련 재계는 "돈을 준게 누구냐"를
놓고 촉각.

이씨의 구속영장엔 단지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만 나와있을 뿐 구체적으로
누가 주었느냐에 대해선 명기돼 있지 않기 때문.

6공때 발주된 보령화력 3,4호기(89년5월)와 5,6호기(90년2월)의 시공은
모두 D산업이 수주해 일단 이 회사가 혐의선상에 올라와 있는 상태.

그러나 당시 경쟁이 치열했던 이 공사 입찰에 참여했던 H,S사와 또다른
D사등 3~4개 건설회사도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관련 기업들은 정보
수집과 탐문에 분주한 모습.

한편 보령 3,4호기와 5,6호기의 시공 낙찰가는 각각 4백51억7천만원과
7백62억6천만원 규모로 예정가 대비 낙찰률이 98.2%와 97.9%를 기록해
이례적으로 높은 "적중률"을 보였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

< 차병석기자 >

<>.재계는 노 전대통령이 구속된지 하루만에 이 전경호실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비자금 수사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보고 조만간 있을
기업인들의 2차 소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재계관계자는 "검찰이 이 전경호실장 다음으로 이태진씨를 구속하고 나면
곧바로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가 취해질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내주초
에는 재계총수나 실무임원에 대한 2차소환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

재계는 특히 검찰이 2차소환부터는 비공개리에 소환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2차소환되는 기업은 사법처리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정보망을
총동원해 소환대상을 미리 알아내느라 애쓰기도.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