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들어 청년층과 중하위층위주로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소비형태도
빠른 속도로 "국제화"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민간소비행태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행태의 가장 큰 특징은 국민총생산(GN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
하는 비중인 "민간소비율"이 89년을 고비로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

81년 67.1%에 이르던 민간소비율은 88년 51.7%선까지 낮아진뒤 다시
상승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54.6%까지 높아졌다.

한은은 이를 80년대중반이후 높은 임금상승세 지속으로 소득수준이 전반적
으로 향상되는 과정에서 <>중.저소득층의 구매력이 빠르게 증가한데다
<>소비자금융이 크게 확대되고 <>경제의 자유화.개방화가 진전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교양 오락등 과거에 고소득층에서만 누리던 소비
형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소비성향이 높아지고 있는데 연령별로는 40대이상 중노년층
의 소비성향이 89년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는 반면 20-30대의 청장년층의
소비성향은 91년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90년대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한 해외여행 자동차구입등 오락 및
여가관련 소비지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90년대 소비의 또다른 특징은 외국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면서 소비의
국제화도 크게 진전되고 있다는 것.

해외로부터의 소비재수입증가율은 80년대 전반 연평균 3%수준에 불과했으나
80년대 후반에는 21%로 높아졌으며 지난해에는 25%, 올해 1-8월에는 무려
33%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 가전제품등 내구재수입이 전체 소비재수입증가을 주도
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어나 총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해외소비지출의 비중도
80년대 전반 0.5%에서 90년 1.6%, 올 상반기는 1.8%로 각각 상승했다.

한편 일반가정의 소비행태도 크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 과일 침구 보건의류용품등 과거 소비수준이 낮았을때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선택적 소비품목"들이 이제는 "필수소비품목"으로 바뀌었다.

이에따라 도시근로자의 주요 소비품목 44개 가운데 80년대 전반에는 필수
소비품목이 20개에 불과했으나 90년대들어서는 31개로 늘어났다.

한은관계자는 "건실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의 안정화가 필수적"이라며
"물가안정과 부동산투기억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과소비가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