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민대검중수부장은 노전대통령 구속 직후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역사의 비극이며 우리 모두에게 불행하고 서글픈 마음이 들게
하는 사건"이라며 "이를 계기고 우리나라의 정경유착 관행이 뿌리 뽑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중부장과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노전대통령이 구속됐는데 소감 한마디 해주시죠.

"역사의 비극이며 우리 모두 불행이고 서글픈 마음이 드는 사건이다.

내 입장으로는 우리 국민들이 자괴감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보는데 자괴감
에 빠지지 말고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정경유착이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고
새로운나라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영장에는 30개 기업체 대표로 명시돼 있어 지금까지 조사한 36명중 6명이
빠져 있다.

6개 기업의 명단을 말해달라.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안밝히겠다.

또 수사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노씨가 영장이 집행되기전 안부장을 만났느냐.

"현관에서 한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갔다"

-대선자금에 대해 진술했는냐.

"진술 안했다"

-스위스 은행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했느냐.

"일반적으로 지난번 1차 소환때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

다만 우리가 확인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은닉 부동산 부분에 대해서는 시인했는가.

"시인했다"

-영장을 검토한 판사가 실명전환 당시 이현우전경호실장과 금진호의원과
상의해서 했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영장에 명시된 2천3백58억9천6백만원이 기업들로부터 받은 돈 전부인가.

"영장에 나와있는 액수는 전부 노전대통령이 재임중에 기업들로부터 받은
돈이다.

물론 재직기간이전(88년2월이전)에 받은 돈도 일부 확인됐으나 이는
대통령 직무와 관련된 뇌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영장에서는 빠졌다"

-이중 공소시효가 만료된 돈도 있는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10년이기
때문에 영장에 명시된 돈은 노전대통령에게는 모두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

-돈을 준 기업들에 대한 공소시효는 어떤가.

"뇌물공여자는 공소시효가 5년이다.

따라서 기업인들중에는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사람들이 조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분류를 안해봐서 구체적으 로는 모르겠다"

-재임기간중 받은 돈중 뇌물로 볼 수 없는 돈도 있는가.

"확인해 봐야겠다"

-재직기간중 받은 돈에 대해 정치자금법을 적용할 수는 없는가.

"정치자금법 위반은 생각해 본 적 없다.

수사가 종결된 것이 아니고 우선 영장을 받기위해 뇌물수수부분에 대해서만
중점 검토했다"

-기소때 정치자금법을 적용할 생각은 없는가.

"그때 가서 보겠다"

-6개 업체는 뇌물성 자금을 준 기업인 아닌가, 아니면 이들은 노씨에게
돈을 준 적이 없는 것인가.

"잘 모르겠다"

-대우, 동아그룹은 영장에서 이름까지 분명히 밝혔는데.

"대표로 한 것 뿐이며 별다른 의미없다"

-대우가 돈을 가장 많이 준 기업인가.

"수사가 완전히 끝난 다음에 이야기하겠다"

-노씨가 전두환씨로부터 받은 돈도 확인됐는가.

"확인 안됐다"

-노씨가 자수서를 냈는가.

"안 냈다"

-변호인 선임은 됐는가.

"선임계가 아직 들어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노씨를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하는가, 아니면 구치소에서 조사하는가.

"수사하기 좋은 방법대로 하겠다"

-수사중 변호인 접견이 있었는가.

"안했다"

-뇌물 준 업체 사법처리는 언제쯤 하는가.

"수사 끝난 다음에 하겠다"

-영장에 첨부된 대기업 총수들이 진술자료는 피의자 신문조서냐 참고인
진술조서냐.

"그저 진술조서다"

-수사 검사들이 내일(17일)과 모레(18일)쉬느냐.

".."

-노씨 조서는 한번 받았는가.

"잘 모르겠다"

-노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말을 언제 통보했는가.

"문영호과장이 했다"

-영장을 집행한다고 했을 때 노씨 표정은 어떠했는가.

"못들어 봤다"

-노씨 기소는 언제할 것인가.

"수사를 해봐야 한다"

-30개 기업체 대표에 대한 재소환은 언제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미리 할 얘기가 아니다"

-노씨와 이전경호실장을 대질신문했나.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정치권에선 검찰이 대선자금과 정치자금에 대해서도 다 밝힐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 수사가 안끝났다"

-이전실장이 오늘밤 조사를 받고 집으로 가는냐, 아니면 포일동(서울
구치소)으로 가는가.

"수사를 해봐야 한다"

-5차례나 소환했는데.

"필요하면 5번이 아니라 10번도 부를 것이다"

-노씨와 돈준 기업인들을 일괄기소 하는가.

"일반적으로 그렇게 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분리할 수도 있다.

앞으로 진행 과정을 보아가며 결정하겠다"

-노씨에게 저녁을 먹여 보냈는가.

"모르겠다"

-기소이후에도 수사하는가.

"그때 가서 보자"

-중간발표 언제하나.

"중간에 가서 한다고 4번씩이나 말했다"

-오늘(16일) 오전 외무부를 통해 스위스에 정식으로 사법공조를 요청했다
던데.

"외무부에서 한 일이라 잘 모르겠다"

-기업인 1차소환은 다 끝났는가.

"앞으로 새롭게 부르는 기업인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계속해서 알려주겠다"

<윤성민.송진흡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