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 기획1파트의 김효섭과장은 지난 10일 혜화동의 본사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대신 오디오전용공장인 도봉동 제1공장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지원에
나섰다.

이날은 한달에 한번 있는 사무직 사원들의 "생산현장지원의 날"이기
때문이다.

김과장은 이날 평소에 해보지 않았던 오디오포장부터 컨테이너 운반 등
공장근로자들과 똑같은 작업을 했다.

이날만큼은 "과장"이란 직함도 소용없다.

현장근로자들과 같은 팀원일 뿐이다.

생산현장지원의 날 행사는 지난달부터 도입한 것으로 현장근로자들과
사무직근로자들간의 의식격차를 줄이고 같은 회사사원으로 일체감을 공고히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대상은 신입사원부터 차장들까지이다.

물론 남녀구분도 없다.

부장급이상은 공장대신 대리점에서 애프터서비스요원으로 고객들의
불만을 청취하는 일을 한다.

사무직 사원들에게 생산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회사제품에 대한 애착심을 높이고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특성이나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도 담겨져 있다.

김과장은 "가서 직접 일해보니 공장근로자들이 얼마나 수고를 하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또 쉬워 보이는 작업이라도 다들 무척 열심히 한다는 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현장에 갔다온 후 몸살이 나기도 했지만 펜대신 몸으로 회사에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는 데 만족한다고.

인사파트에 근무하는 신입사원 김윤경씨도 지난 주에 포장하는 일에
온 종일을 보냈다.

"하루종일 서서 작업을 하느라 온몸이 피곤했지만 내손길이 들어간
제품이 출하되는 것을 봤을땐 뿌듯한 보람도 느꼈다"는 그의 소감에
알수있듯 현장지원의 날 행사가 사원들에게 주인의식을 불어넣어주는게
상당히 효솨를 거두고 있다고 인켈은 설명한다.

강원 기획조정실 이사는 "노사화합은 생산직과 사무직 근로자들이 먼저
일체감을 가지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이 행사를 도입케
됐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애사심을 기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