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주가가 한차례 곤두박질치더니 지난주에는
한 외국증권사의 반도체경기 하락진단으로 또 한차례 급락을 경험했다.

마치 증시가 악재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악재의 수렁에서 헤매고있는 증시가 언제쯤 회복될 것인가.

많은 투자자들은 증시가 하루빨리 수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주에도 증시는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증시는 급등락의 여파로 바닥다지기를 시도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종합주가지수로 보면 960~970선에서 증시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좀더 보수적인 전문가들은 960선이하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말이후의 상승기조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나 재상승을 위한
기간조정이 불가피하다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전망은 우선 반도체경기논쟁의 여파가 워낙 강하다는 점에
근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상장회사 전체 순이익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반도체산업이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따라서 반도체 경기하강은 우리경제 전체에 주름살을 지워 투자자들이
기대하고있는 내년도 경기연착륙을 불투명하게 만들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시의 수급상황이 악화된 것도 무시할수없는 요인이다.

고객예탁금이 줄어들고있고 신용잔고가 늘어나 지난주에는 고객예탁금에
대한 신용잔고비율이 1백%를 넘어섰다.

주식을 사려고 맡겨놓은 돈보다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한 돈이 더 많다는
진단이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기관들이 이달들어 매수규모를 줄이고
있는 점 역시 수급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미 주가에 어느정도 반영되기 했지만 비자금파문은 계속해 투자심리를
억누를 전망이다.

어느 기업의 총수가 구속될 것이냐를 두고 증시에서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고있는 것도 이같은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오늘 호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주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시중이자율이 계속
안정되고 있다.

지난주 한때 11%대에 들어섰던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최근 12%선내외
에서 계속 안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비자금슈요의 감소로 회사채수익률이 다시 11%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최근 투신사들에는 은행 단자등으로부터 자금이 속속
들어오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자금이 다시 주식매입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다.

지방투신사들이 외국인들을 위해 이달말쯤 8천억원의 외수펀드를 새로
설정하는 것도 시장에 활력소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증권의 황시웅 투자분석실장은 "비자금파문, 반도체경기의 하강우려
등 악재가 겹쳤다"며 이번주에도 주가가 횡보하며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 투자전략 ]]

증권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바닥다지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업종간
순환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장기 소외된 종목, 낙폭과대종목, 개별재료종목을 선별 매수
하라고 권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우량주들은 당분간 등락을 거듭하면서 횡보하겠지만 중장기
적인 시각에서 저점 매수하는게 유효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권유다.

업종별로는 이번 국회에서 조세감면규제법이 개정되면서 합병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는 은행주들이 우선 매수대상으로 추천되고 있다.

이어 건설 증권 등 대중주로 매기가 이동할 것이라는게 대우증권 류근성
투자분석부장의 진단이다.

이들은 단기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주가가 오를 경우 현금화하라는
보수적인 주문도 곁들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