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약품.사료분야에서 세계 5위업체인 프랑스의 롱메리유가 한국시장
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에서 국제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제롬 제르베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큰 시장이며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진단하면서 "한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르베 부사장은 한국 약품시장의 폐쇄성과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축산업계를 위해서도 조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롱메리유는 현재 한국에 3개의 판매대리점을 두고 동물용 백신과 사료 등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액은 200만달러(약 16억원).

연간 2,200억원 규모인 한국의 동물용 약품.사료시장의 점유율이 0.7%에
불과하다.

지난해 독일 바이에르와 미국 화이자의 한국시장 점유율도 각각 12.5%와
2.5%에 그쳤다.

이에 대해 제르베 부사장은 "외국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인.허가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로울 뿐더러 지적재산권이 제대로 보호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제품을 한국시장에 내놓으면 1년도 지나지 않아 한국업체들이
기술을 도용,유사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많은 손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한국시장
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보다 품질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업체와 합작하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롱메리유는 아직 합작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고 파트너도 선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투자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제르베 부사장은 "금세기내에 한국시장 점유율을 5~10%까지 끌어올릴 계획
이며 한국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도 장기전략에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작에 성공하려면 기술이전에도 힘써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기술이전을 하려면 우선 여건이 성숙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출의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롱메리유로서는 "애써 개발한
기술이 완벽하게 보호되는 환경이 조성돼야만 기술이전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롱메리유는 62년이후 태국 남아공 사우디 등 8개국에 동물용 백신 제조기술
을 이전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아시아 최대시장인 일본에는 연구소와 공장도 설립했다.

롱메리유는 세계 7위의 화학업체인 프랑스 롱프랑(국영)의 자회사.

93년에는 30억8,000만 프랑, 94년엔 35억4,000만 프랑(약 5,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3일자).